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실감현장]증권사 1+1이 3, 4, 5 되려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4초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 "1+1이 2가 아니라 3,4,5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이겠다." 지난해 12월 KDB대우증권을 품에 안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말이다. 업계 일각에서의 대형사 합병에 따른 사업구조 중복, 인력 구조조정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미래에셋은 또 한번 M&A시장을 뒤흔들었다. 다시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인수전에 미래에셋이 뛰어든다는 소문에 시장이 출렁거렸다. 미래에셋 참여 소식에 다소 차가웠던 현대증권 인수전은 과열양상으로 바뀌었다. 일각에서는 현대증권 인수가격이 1조원대 까지 뛸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본입찰 참여업체 리스트에서 미래에셋은 없었다. 미래에셋이라는 절대강자가 빠지면서 현대증권 인수전은 다소 싱거워졌다. 이제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패한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과 KB투자증권(KB금융지주) 외에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 3곳만이 남았다. 29일 현대증권 인수전의 키를 쥐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준가격이 공개되면 이들 3곳 중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난다.


만약 시장 예상대로 한국투자증권이나 KB금융투자 중에서 승자가 나올 경우 금융투자업계는 다시 한번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품에 안을 경우 미래에셋+대우증권(자기자본 7조8588억원)에 이어 2위에 오르게 된다. 현재 20위권인 KB금융투자증권이 인수전에서 승리하면 일거에 4위로 뛰어 오른다. 덩치 키우기 경쟁에서는 승자가 된다는 얘기다. 두 증권회사가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전에 연달아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규모의 경쟁이 전부는 아니다. 문제는 인수 이후 이다. 글로벌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경영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 내실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금융투자업체들이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맨파워나 리스크 관리, 상품 개발,투자은행(IB) 역량 면에서 부족하다. 투자와 관련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경영성과나 내실을 외면한 채 덩치만 키운다면 1+1이 3,4,5가 되기는 커녕 2를 지키기도 어렵다. JP모간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데는 200번의 M&A도 기여를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신뢰성을 확보한 점이 더욱 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