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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 同名에 헷갈리는 투자자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9초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철수야~" 하고 불렀다. 그러자 두 명의 철수가 동시에 "네" 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하는 수 없이 키 작은 철수를 '철수 A' 나머지 한명을 '철수 B'라고 부르기로 했다.


흔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한번쯤 경험해봤을 법한 에피소드다. 이런 경우 호명의 불편함 정도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주식시장에서 발생한다면? 자칫하다간 투자금을 엉뚱한 곳에 넣게되는 아찔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인터코스'라는 똑같은 이름을 가진 화장품 업체 두 곳이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차이점이라면 한 곳은 코넥스, 또 한 곳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인터코스의 코넥스시장 신규상장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인터코스의 거래는 오는 21일부터 시작된다. 2014년에 설립된 인터코스는 스킨로션, 헤어제품류, 의약외품 등을 제조하는 화장품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61억500만원, 영업이익은 11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본사가 있는 한국 기업이다.

그런데 여기 또 다른 인터코스가 등장한다. 197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두고 샤넬, 랑콤, 에스티로더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300여개사와 거래하고 있는 화장품 ODMㆍOEM 전문회사 인터코스다. 인터코스는 현재 삼성증권의 도움을 받아 올해를 목표로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이다. 유럽 기업으로는 국내 첫 상장인 셈이어서 증권가의 관심이 뜨겁다.


같은 업종, 같은 이름의 기업이라도 거래가 이뤄지는 주식시장 무대가 달라 제도적으로 문제될 건 없지만 고려해야 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혼란 가능성이다. 거래소도 이 점을 우려해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동안 이름이 유사한 상장사들은 많아도 상호명이 정확히 일치하는 상장사는 없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국의 인터코스가 21일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다는 점을 코스피 상장을 준비중인 또 다른 인터코스 측에 알렸다"며 "같은 사명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혼선을 예방하기 위해 코스피 상장을 준비 중인 인터코스 측에 사명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는 이미 비슷한 상호를 쓰는 상장사가 많아 투자자 혼란 이슈가 자주 도마 위에 오르는 상황. 예컨대 나노, 나노스, 나노신소재, 미래나노텍, 나노캠텍, 나노엔텍, 나노바이오시스 등 '나노'가 들어가는 상장사 이름만 7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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