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3곳 부채 83조원…미쓰비시이스테이트, 도쿄역 앞 390m 타워 건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일본의 부동산 개발업계가 빚은 걱정하지도 않고 돈을 마구 빌려 초고층 빌딩 짓기에 여념이 없다.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미쓰비시이스테이트(三菱地所)는 오는 2027년까지 도쿄(東京)역 앞에 높이 390m짜리 지상 61층, 지하 5층 타워를 완공할 계획이다. 타워가 완공되면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되는 셈이다.
지난달 일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와 함께 도쿄에서 건설될 다른 27건의 프로젝트까지 합할 경우 10조엔(약 107조56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된다.
일본의 3대 상장 부동산 개발업체인 미쓰비시이스테이트, 미쓰이(三井)부동산, 스미토모(住友)부동산은 지난달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부채가 최고에 달했다고도 밝혔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존스랑라살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 1월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결과 올해 현지 상용 부동산 투자 규모가 5% 늘어 4조3000억엔에 이를 듯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주재 미즈호증권의 이시자와 다카시(石澤卓志) 수석 리서처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사업 확대에 나서는 것은 자금을 조달하기 쉬운데다 향후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 경제가 취약성을 노출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됐다"고 덧붙였다.
스미토모부동산은 지난달 향후 3년 동안 자사 영업이익이 지난 3년보다 더딘 속도로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의 모치즈키 마사히로(望月政廣)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 환경을 둘러싸고 낙관론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2014년 도쿄를 '국가전략특구' 가운데 하나로 지정했다. 이후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는 부동산 개발업체에 인센티브가 쥐어지고 있다. 미즈호증권과 도이체방크는 도쿄의 사무용ㆍ주거용 부동산 가격 오름폭이 이미 임대료 오름폭을 앞질렀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미쓰비시이스테이트, 미쓰이부동산, 스미토모부동산이 안고 있는 빚은 7조7000억엔이다. 일본은행은 은행권의 부동산 부문 대출 규모가 1년 전보다 6.3% 늘어 67조7000억엔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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