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한승원 작가 장흥군민회관서 군민 초청 축하잔치 열어"
장흥군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명분 높아져,국내 최고 문화복합체 만들 것”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46) 씨의 아버지 한승원(77) 작가가 1일 장흥군민들을 초대해 축하잔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전남도지사, 김성 장흥군수, 황주홍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문화예술인과 군민 300여명이 참석해 한강 작가의 수상을 축하했다.
오전 11시 40분에 시작한 행사는 식전행사로 민요와 판소리 공연이 마련돼 축하잔치의 흥을 돋웠다.
맨부커상 소개에 이어 축하인사 시간에 이낙연 지사는 “장흥의 문학적 정서를 물려받은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장흥은 세계의 장흥이 됐다”고 운을 뗐다.
한강 작가에 대해서는 “식물 같은 외모를 했지만, 글을 쓰는 것은 짐승처럼 치밀하고 집중력이 돋보인다. 결코 노화하지 않을 작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흥군의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와 관련해서는 “정무적인 판단 배제하고 문학적 상징성과 대표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 군수는 “이번 수상으로 대한민국 문학의 저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아버지의 문학적 재능을 물려받아 장흥군민의 문학적 자부심과 자긍심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가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의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원 작가는 “아내는 작가의 가난한 삶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가르쳤다. 오늘날 딸의 영광은 모두 현명한 아내의 덕”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글을 쓰지만 아직 어렵게 사는 작가가 많다. 차분히 수상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이들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앞으로 딸 한강이 받은 상보다 더 좋은 상들을 후배 작가들이 수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원 작가는 지난 5월 22일에도 장흥군 안양면 사촌리 율산마을회관에서 주민 100여명을 초청해 잔치를 열기도 했다.
지난달 소설가 한강이 수상한 맨부커상은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수상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강 작가는 한국문학의 거장인 한승원(76) 작가와 함께 부녀 소설가로도 유명한데, 이들 부녀는 ‘이상문학상’과 ‘김동리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이색적인 기록도 가지고 있다.
한강 작가는 지금도 1년에 수차례 장흥을 방문하여 작품구상과 휴식을 이어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된 장흥군은 최근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이 같은 수상 성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등 걸출한 문학인을 배출한 문학의 본향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에 명분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장흥군은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를 통해 지역의 문학 인프라를 확장하는 한편, 전남도에서 추진하는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해 문학, 예술, 공연 등을 합한 문화 복합체를 구성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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