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스페인 리듬체조 월드컵 출전…시즌 다섯 번째
주무기 '포에테 피봇' 등 표현력 고득점…갈수록 완성도 향상
메달 색깔 판가름 '난이도 올리기' 전략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손연재(22·연세대)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준비가 궤도에 올랐다.
손연재는 다음달 4~6일(한국시간) 스페인 과달라하라에서 열리는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 출전해 전 종목 입상권 진입에 도전한다. 그가 출전하는 올 시즌 다섯 번째 월드컵이다.
오름세가 완연하다. 그는 지난 27~29일 불가리아 소피아 월드컵 곤봉 종목별 결선에서 금메달(18.550점)을 따고, 후프(18.650점)와 리본(18.450점)에서 은메달, 볼(18.550점)과 개인종합(74.200점)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출전한 다섯 종목 모두 시상대에 섰다. 개인종합은 지난달 3일 이탈리아 페사로 월드컵에서 세운 종전 최고점수(73.900점)를 0.3점 경신했고, 후프도 FIG 공인 최고점(종전 18.550점)을 기록했다.
손연재는 "월드컵에서 전 종목 메달을 따 기쁘다. 리우 올림픽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완성도를 높여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끝난 아시아선수권에서 전관왕에 오른 뒤 타슈켄트 월드컵(13~15일)과 민스크 월드컵(20~22일)을 쉬고 체력을 보충했다. 힘이 넘치고 정확한 연기를 하면서 실수를 없애 종목별 18.5점 안팎의 좋은 점수를 받은 비결이다.
난도 점수를 높인 전략도 주효했다. 리듬체조 점수는 난도(D·Difficulty)와 실시(E·Execution) 점수로 나뉘며 모두 10점이 만점이다. 이 가운데 난도는 회전과 던지기를 동반한 'DER(Dynamic elements with Rotation) 난도'와 수구(후프·볼·곤봉·리본) 조작의 독창성을 평가하는 '마스터리 난도', 점프와 밸런스 등 신체 균형을 보는 '신체 난도', 수구를 조작하며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댄스 스텝' 등으로 구성된다. 심판진은 선수가 제출한 난도표를 보고 얼마나 정확하게 연기를 하는지 평가한 뒤 실수할 때마다 점수를 깎는다.
손연재는 종목당 1분30초짜리 연기에 주 무기인 '포에테 피봇(수구를 들고 한쪽 발끝으로 몸을 지탱하면서 다른 쪽 다리를 접었다 펴고 회전하는 기술)'을 모두 넣었다. 점수를 높이기 위해 이번 안무에서는 다리를 쭉 펴고 회전하는 기술을 추가했다. 댄싱 스텝도 이전 시즌보다 많이 배치했다. 야나 쿠드랍체바(19)나 마르가리타 마문(21·이상 러시아) 등 종목당 19점 이상을 받는 정상급 선수에 비해 고난도 기술은 아니지만 표현력을 끌어올려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개인종합을 기준으로 손연재가 새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인 무대는 지난 1월 20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이었다. 당시 그의 종목별 난도 점수는 곤봉이 9.000점으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는 8.800점 안팎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곤봉의 난도 점수가 9.300점으로 올랐고, 가장 낮은 리본도 9.100점을 기록했다. 국내외 대회를 거듭하면서 연기의 완성도를 높여 난도 점수 9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다툴 간나 리자트디노바(23·우크라이나)와의 경쟁도 난도 점수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리자트디노바는 손연재보다 불과 0.050점 높은 점수(74.250점)로 이번 대회 개인종합에서 은메달을 가져갔다. 난도 점수는 곤봉(9.200점)을 제외하고 모두 손연재에 앞선 9.300점을 받았고, 여기서 승부가 갈렸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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