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결정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약 한 달 앞두고 스페인과 영국의 영유권 분쟁지인 지브롤터가 반대의사를 밝혔다.
파비안 피카르도 지브롤터 자치정부 수석장관은 28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스페인과 (영국의) 공동주권을 다시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로 인해 지브롤터가 겪을 불이익을 명시하며 이같이 밝히고 "현재 스페인 외무장관은 (영국의 EU 이탈이) 국경을 닫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분명하게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브렉시트 이후에도) 우리가 (EU) 단일 시장에 진입하고 현재 누리던 자유로운 이동의 권리를 지키고 싶다면, 스페인과의 공동주권 방안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주권은 영국과 스페인 양국이 지브롤터 자치령에 대한 주권을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지브롤터는 스페인 최남단의 영국령 항구도시로, 스페인과 영국은 300년 넘게 지브롤터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여왔다. 지브롤터는 과거 스페인의 영토였지만,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을 계기로 영국이 지배권을 가져왔다. 이후 스페인은 300년간 영국에 지브롤터 반환을 요구해왔다.
만약 브렉시트가 현실화돼 스페인이 국경에서 통과 절차를 엄격히 적용할 경우, 지브롤터의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지브롤터 주민의 88%는 브렉시트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는 영국 전체 유권자의 1%에도 미치지 못해 투표 결과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내달 23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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