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되면서 급속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점 중에 하나가 바로 치매환자의 증가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 치매는 65세 이상이 되면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그 증상은 기억력이나 실행능력 등의 인지기능 손상과 운동능력의 저하다.
이런 증상들은 의사나 가족들이 보는 치매환자의 겉모습에 불과하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치매 증상이다.
그렇다면 이제 환자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자.
‘어느 날 갑자기 평생 기억하던 집주소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수백 번은 타고 다녔던 버스노선이 헷갈린다’, ‘매일 보는 물건의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 분명히 아는 물건인데 그 이름을 기억할 수가 없다’, ‘지금은 기억이 남아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아이들의 얼굴조차 잊어버리는 순간이 다가올 것이고 그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등 이러한 생각이 들 때면 불안하고, 무섭고, 모든 것이 혼란스럽다.
이처럼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이 치매에 걸렸다고 생각하게 되면 우울해진다. 당연한 이유겠지만 우울해지는 이유는 기억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 줄 수많은 기억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낄 때, 고통스럽고 우울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래서 치매환자들은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고 우울해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치매에 대한 접근은 겉으로 드러나는 기능적인 면에 치중되고 있다.
병원에 가면 의사는 기계적으로 기억력에 대한 검사를 하고 약을 처방한다. 치매치료제가 분명 인지기능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 약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약간의 기능적인 회복은 이뤄지더라도 환자 스스로가 치매환자가 돼버렸다는 고통과 점점 기억이 사라져갈 것이라는 슬픔은 남아있다는 의미이다.
의료인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들도 지나치게 예전모습과 달라진 치매환자의 겉모습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환자가 무엇을 기억하지 못하는지, 전과 다르게 어떤 기능이 더 떨어지는지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물론 이러한 노력들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환자의 마음속으로 다가가 상처를 감싸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의료인과 환자의 가족들은 환자가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기억을 잃어버리는 끔찍한 상황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치매라는 병의 치료에 있어서 정신과적인 치료접근은 반드시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치매치료에 대한 인식을 바꿔 겉으로 드러나는 면뿐만 아니라 내면에 감춰진 마음의 고통도 함께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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