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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펀드 병행' 합의점 찾았지만 이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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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펀드 병행' 합의점 찾았지만 이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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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은정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정부는 한은이 자본확충펀드 조성과 함께 국책은행에 대한 출자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은은 정부가 펀드에 지급보증을 서달라며 맞서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9일 오전 최상목 기재부 1차관 주재로 한은,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관계기관 협의체 2차 회의를 열어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의 규모와 방식을 논의했다.

지난 4일 1차 회의에서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에서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으고 올 상반기 내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이날 회의에서는 자본확충 규모를 시나리오별로 점검하고 어떤 방식이 적합한 지에 논의의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정부와 한은은 정부 재정과 한은의 통화정책 등 다양한 수단을 적절하게 조합하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를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정부와 한은이 직접 출자하는 방안과 자본확충펀드 등 간접적인 방식을 어떻게 섞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 정부와 한은의 요구가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자본확충펀드에 정부의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다. 자본확충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정부와 한은이 조성했던 은행자본확충펀드의 변형 모델이다. 한은이 기업은행에 돈을 대출해주면 기업은행이 이 돈을 특수목적회사(SPC)에 다시 대출해 펀드를 조성, 국책은행의 조건부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기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에 보증이 필요하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다.


정부는 펀드에 대한 지급보증이 결국 재정부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난색을 표하고, 오히려 한은이 국책은행 출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코코본드 발행도 보통주 자본이 확충돼야 하는 만큼 직접 출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은이 수출입은행에 출자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정부는 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AIG 등 특정 기업을 지원한 사례를 내세우며 한은 역시 '발상의 전환'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고위관계자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하지만, '기본'은 최소한 꼭 지켜야 할 원칙"이라며 "발권력이 있더라도 한은이 특정 집단을 위해 화폐를 인위적으로 배분할 권한은 없으며 통화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공평하고 중립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여러 자본확충 방안을 두고 직접·간접 수단을 적절하게 섞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라며 "그동안 실무협의에서 논의에 진전이 있었던 만큼 중간점검을 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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