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지난해 100%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보였던 한샘이 올해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18% 가량 빠졌는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 주가를 끌어 내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22만8000원(1월4일 종가)이던 한샘은 이달 16일 18만7000원까지 떨어져 주가 하락폭이 17.98%에 달했다. 지난 10일에는 한때 17만7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지난해 승승장구하던 모습과는 상반된 상황이다. 한샘은 지난해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브랜드 파워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한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한 1조7000억원 가량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65억원으로 32.7%, 당기순이익은 1173억원으로 35.3% 올랐다. 이 같은 호실적 덕분에 연초 11만8500원이던 주가는 연말에 23만1500원까지 치솟으며 95.35% 급등했다.
지난해 주가 견인차 역할을 한 실적이 올해는 발목을 잡았다. 한샘은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162억원, 2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8%, 5.4% 증가했다. 그러나 기업간거래(B2B) 매출 감소 영향으로 기대치에는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평균을 15% 가량 밑돌았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샘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6%, 15% 밑도는 규모"라며 "인테리어 부문 가운데 이익률이 낮은 온라인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선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박 연구원은 "정부가 대출규제를 시행하면서 양호했던 주택 거래량이 연초 이후 급감했다"며 "리모델링 수요 증가폭도 둔화되면서 한샘의 성장률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이 올 상반기 쉬어갈 순 있어도 성장 한계를 논하기는 이르다"며 "한샘이 또 한번의 성장을 위해 기업이미지(CI)를 교체하고, 유통망을 혁신하는 등의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반기를 기대할 때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까지 연평균 18%의 주당순이익(EPS) 성장이 예상된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24배에서는 저가 매수가 유리한 가격대"라고 덧붙였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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