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기자간담회…개막작은 영국 '금발이 너무해'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은 시작하고 36년이 지난 뒤에 세계적 수준의 축제로 부상했다. 올해 10주년이 된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도 다음 10년, 20년 후면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공연 축제가 되어 있을 것이다."(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
2006년 첫 발을 내디딘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제10회 DIMF가 내달 24일부터 7월1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배성혁 DIMF 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2006년 처음 기획할 때 '뮤지컬로 축제를 한다는 게 가능할까' 하는 부정적 시각들이 많았다. '뮤지컬로 행복한 도시, 대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다. 대구는 뮤지컬 도시, 뮤지컬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긍지를 느낀다"고 했다.
함께 참석한 장익현 이사장은 "대구 곳곳에는 뮤지컬과 관련된 상징물이 있고 최중심가에는 뮤지컬 광장이 있다. 공연예매사이트 집계 결과를 봐도 서울을 제외하면 대구의 티켓파워가 단연 세다"며 "지난 10년이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다음 10년은 계획을 구체화해 발돋움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DIMF의 가장 큰 목적은 '대구 살리기'다. 경제적으로 침체된 도시에 뮤지컬 축제를 관광 콘텐츠로 삼아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획됐다. 하지만 현재 DIMF의 해외 관광객 유치 현황은 아직 미미하다. 더군다나 지난해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배 위원장은 "처음부터 세계적인 축제는 없었다. 에든버러 축제 역시 약 40년이 걸렸다. DIMF에 해외 작품들이 초청되면 배우가 오고 스텝들이 온다. 그 사람들을 입을 통해 DIMF가 알려지고 역사적으로 깊어지면 그에 따른 관광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여러가지 희망적인 변화들이 있다. 배 위원장은 "과거에는 해외 초청작을 직접 섭외했는데 요즘은 외국에서 많은 팀들이 참가하고 싶다고 연락이 온다. 이번 축제의 공식초청작 대부분이 그런 과정을 거쳐 선정된 작품들이다"고 했다.
서울 중심의 뮤지컬 문화를 지역으로 확대시키고 지원 정책을 통해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높인 것 역시 성과다. 국내 최대 규모의 뮤지컬 경연 대회를 통해 실력자들을 발굴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 개막작은 영국의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다. 내달 25일부터 7월2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배우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원작 영화로 잘 알려진 작품이다. 배 위원장은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밝은 작품"이라고 했다.
영국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팩터(X-Factor)' 출신의 루시 존스(Lucie Hones)가 주연을 맡았다. 금발미녀 '엘'이 이별을 고한 남자친구를 따라 하버드 법대에 입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2011년 영국 최고 권위의 '올리비에 로렌스 어워드'에서 신작 뮤지컬상을 받았다.
폐막작은 슬로바키아의 '마담 드 퐁퐈두르'다. 신작으로 19세기 프랑스 루이 15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여인 '퐁퐈두르'의 일대기를 그린다. 2014년 '마타하리'로 DIMF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슬로바키아 국민배우 시사 스클로브스카가 퐁퐈두르를 연기한다. 배 위원장은 "한국에서 라이선스로 무대에 올려도 통할 작품"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한국의 '지구멸망 30일전', 러시아의 '감브리누스', 중국의 '해상, 음(音)' 등이 공식초청작이다. 배 위원장은 "중국 작품은 9000대 1이 넘는 경쟁률로 합격한 상해음악원 출신들이 만든 뮤지컬"이라며 "'중국 창작물이 한국 못지 않게 성장했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식초청작 상연 외에도 개막축하공연, DIMF 어워즈,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등이 준비돼 있다.
DIMF 공연작들은 오는 23일 오전11시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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