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공론화된 지 5년 만에 가해업체 관계자들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11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표시광고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신현우 전 대표(68)와 김모 전 연구소장, 최모 전 선임연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흡입 독성 등 유해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2000년 10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를 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해 소비자들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제품 용기 등에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것처럼 허위표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유해제품의 제조·판매의 최종 책임자가 신 전 대표라고 보고 있다.
문제의 제품은 2011년 보건당국 제재 이전까지 10년간 453만개 가까이 팔려 나갔고, 보건당국이 폐손상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피해자 221명 가운데 177명이 옥시 제품을 쓰다 피해를 입었다.
검찰은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개발 초기 이미 흡입 독성 실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원료물질 대체 과정에서 이를 재차 확인한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옥시 관계자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흡입 독성 실험 필요성을 알고도 이를 간과한 구체적 배경, 피해 민원이 불거진 이후로도 제품 판매를 지속하고 사건 공론화 이후 관련 증거를 덮으려 한 의혹 등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2005년까지 대표를 맡은 신씨에 이어 옥시 경영을 총괄한 존 리 전 대표(48), 거라브 제인 전 대표(47) 등이 수사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검찰은 같은 날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오모씨에 대해서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씨는 세간에 떠도는 자료에 기반한 제조법을 이용해 콩나물 공장에서 원료물질(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 물을 섞어 제품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유해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검증여력도 갖추지 못한 영세업체가 만든 제품으로 27명의 피해자(사망 14명)가 발생했다.
이들 4명의 구속여부는 법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가려진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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