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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입맛 훔친 '비밀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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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일주일에 2번씩 한식당 무궁화 찾아 '한식'홍보 자처
서울 3대 치킨집 계열사, 박용만 회장의 참새방앗간
특급호텔 대표라는 지위 던지고 이태원 정육식당서 회식 즐기는 이부진 사장
"CEO의 맛집은 업종은 다르지만 각 분야 1인자라는 공통점"


회장님 입맛 훔친 '비밀맛집' (사진 왼쪽부터)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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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매번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회사를 이끌어야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즐겨찾는 맛집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회장님들이 자주 찾는 메뉴를 보면 해당업체가 추구하는 색깔까지 유추해볼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소공동 롯데호텔 내 한식당 무궁화에 일주일에 두세번씩 들른다. 그룹 회장이 자사 호텔을 찾는 게 당연하겠지만 유독 무궁화를 찾는 이유는 따로 있다. 국내 대표 한식당으로서 무궁화를 알리기 위한 '홍보대사'를 자처한 것. 국내 특급호텔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한식당을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신 회장은 오히려 한식당 알리기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내ㆍ외빈을 접대할 때마다 이곳을 찾아 한국적인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무궁화에서는 2013년부터 모든 음식에 '흰 설탕'을 빼고 조리하고 있다. 단맛이 강하면 4미(신맛, 짠맛, 쓴맛, 단맛)를 제대로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조청으로 맛을 내 당을 3분의1로 줄였고, 덩달아 화학조미료도 10분의1로 확 낮췄다. 달고 짠 맛을 꺼리는 신 회장은 여기서 더욱 간을 싱겁게 주문한다. 이런 덕분에 무궁화 는 당뇨병 환자들까지도 부담없이 찾고 있으며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등도 단골 중 한명으로 알려져있다.


명동중심가 맞은편에 있는 크리스탈제이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등이 자주 찾는다. 크리스탈제이드는 싱가포르에 본점을 둔 프랜차이즈로 매일유업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주력메뉴는 '딤섬'이다. 김 회장은 2012년 매장 오픈 때부터 사천식 핫팟을 즐기는가하면 전 메뉴들을 두루 섭렵했을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다. 평소에도 외식업에 관심이 많은데다 한 번 손대면 '제대로'하는 성격인지라, 크리스탈제이드의 셰프들은 대부분 싱가포르 본사서 파견된 현지셰프들이다.


김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 부회장도 종종 이곳에서 모임을 즐기곤 한다. 웬만한 호텔 중식당보다 이곳의 딤섬이 맛있다며 음식 맛을 한껏 추어올렸다는 후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박용만 회장은 서울 부암동 내 '계열사'를 자주 찾는다. 계열사는 서울 3대 치킨집으로 유명하다. 박 회장은 "내가 먹어본 치킨 중에서 손가락에 꼽는 몇 안되는 맛집"이라며 스스로 자주 온다고 인증할 정도다.


골목 어귀에 있어 찾기조차 쉽지 않은 이곳 지하1층에서 박 회장은 종종 회식이나 모임을 갖는다. 평소 단촐하게 들를 때에도 테이블 구석에 앉아서 술 한 잔씩 기울이고 가는 '참새방앗간'이다. 이곳에서 박 회장은 면세점 사업의 꿈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인들과 모인 자리에서 " 두산그룹의 모태인 동대문에서 면세점을 해서 지역 상인들과 꼭 상생을 실천해보고 싶다"며 "이곳 상인들이 잘 살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죽어서도 아버지에게 떳떳할 것"이라고 술잔에 대고 읊조렸다.


동대문은 1896년 두산그룹의 모태인 '박승직 상점'이 문을 열었던 곳이다. 지난해 말, 그의 바람대로 두산이 면세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그는 첫해 매출 5000억원, 다음해 1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용산 해밀톤호텔 건너편 뒤쪽에 위치한 이태원 정육식당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직원들과 회식장소로 즐겨가는 곳이다. 특급호텔 사장의 '럭셔리' 이미지와 포장마차 분위기의 허름한 고깃집이 언뜻 맞아보이진 않지만, 이 사장은 이곳에서 직원들과 함께 스스럼없이 어울리곤 한다.


맵고 짠 맛이 강한 음식보다 담백한 맛을 즐기는 이 사장은 평양식 냉면으로 유명한 충무로의 필동면옥도 여름에 자주 찾는다. 워낙 맛집이라 보는 눈도 많지만 주변의 시선보다 직원들과의 '소통'을 더욱 중시하는 이 사장에게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이러한 탈권위와 소통은 기본적으로 직원을 '내 사람'이라고 여기는 마인드에서 비롯된다는 게 업계 평이다. 일례로 지난해 7월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 신청 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프레젠테이션 현장에 나선 이 사장은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들에게 "잘 되면 여러분 덕, 안 되면 제 탓"이라며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이밖에도 간장게장 맛집으로 통하는 마포의 진미식당은 과감한 결단력과 집념으로 LG를 디스플레이사업 세계 1위로 키운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자주 찾는다. 가게가 너무 더워서 회장님은 받을 수 없다는 말에 곧장 이 식당 안에 에어컨을 달아줬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구 회장은 경영진에게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 그 과정이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마라"고 강조하며 연구개발(R&D)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들의 단골집 공통점은 업계에서 '맛'으로 최고라고 인정받은 곳"이라며 "업종은 다르지만 각 분야에서 1인자가 될 수 있는 비결 등을 밥 먹는 순간까지도 벤치마킹하며 하루를 쪼개 쓴다"고 평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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