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부역장 "딸을 둔 부모로서 비상식적 범죄 막아 다행"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지하철 직원이 여성 승객을 몰래 촬영한 현행범을 붙잡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3일 서울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1시경 8호선 단대오거리역에서 근무하는 김명수 부역장(47)은 여성 승객을 몰래 촬영한 20대 남성을 경찰에 넘겼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1일 밤 10시 50분경 단대오거리역 고객안내센터로 한 남성이 찾아와 여성 승객을 몰래 촬영하는 사람이 있다고 신고했다. 이를 전해 들은 김 부역장은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범인은 대합실 지하 1층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김 부역장을 보고 범인이 경계하는 듯하자 지하철역 시설물을 돌아보는 척하면서 범인을 지켜봤다.
2~3분가량이 흐른 후, 범인이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승객을 발견하고 따라가기 시작했다. 김 부역장 역시 조용히 그 뒤를 쫓았다. 2번 출입구 계단을 오르면서 범인이 핸드폰으로 여자 승객을 몰래 촬영하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김 부역장은 재빨리 핸드폰을 빼앗고 팔을 붙잡아 제압했다. 범인은 반항하다가 이내 포기했다.
상담실로 함께 온 범인은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에게 핸드폰을 넘겼고, 범인은 신흥지구대에 현행범으로 인계됐다.
김명수 부역장은 "역직원이면서 딸을 둔 부모로서 비상식적인 범죄를 막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5~8호선 역직원이 성범죄자를 붙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성범죄 용의자를 경찰에 인계한 수가 85건에 이른다.
김태호 공사 사장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 공사 직원들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안심하고 지하철을 이용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