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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시티, 미러클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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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13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챔프 등극
감독·무명선수 똘똘뭉쳐 '꿈을 현실로'

레스터 시티, 미러클 시티 레스터시티 [사진=레스터시티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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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동화가 완성됐다. 레스터시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챔피언이 됐다.

3일(한국시간) 열린 경기에서 토트넘과 첼시가 2-2로 비기면서 매직넘버가 사라졌다. 손흥민(24)의 골은 의미를 잃었다. 22승11무3패(승점77). 2위 토트넘(19승13무4패ㆍ승점70점)이 남은 두 경기를 다 이겨도 추월할 수 없다.


2015~2016시즌이 시작되자 현지 베팅업체들은 레스터시티의 우승 확률을 5000분의 1로 책정했다. 0.02%, 즉 '꿈에서나 가능한 일'로 본 것이다. 그러나 레스터시티는 꿈을 현실로 바꿨다. 1884년 창단 이후 132년 만에 1부리그를 제패한 것이다.

아무도 이 팀을 주목하지 않았다. 스타도 없었다. 2012년에 입단한 제이미 바디(29)는 오전에는 주급 30파운드(약 5만 원)를 받는 공장 노동자로 일하고 오후에만 공을 찼다. 그러나 그는 정규리그 서른네 경기에서 스물두 골과 여섯 도움을 기록하며 잉글랜드 대표선수가 됐다.


레스터시티의 주전 선수 열한 명을 불러모으는 데 들어간 이적료는 2411만4천파운드(약 401억원)에 불과하다. 이번 시즌 맨시티로 이적한 라힘 스털링(4400만 파운드ㆍ731억5천만원)의 절반,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2200만 파운드)의 몸값과 큰 차가 나지 않는다.


'돈으로 클래스를 살 수 없다'는 격언이 있다. 레스터시티는 돈 대신 꿈과 열정을 지불했다. 그럼으로써 모든 것을 바꿨다. EPL 출범(1992년) 이후 다섯 팀(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 블랙번 로버스)만 우승했다. 레스터시티는 여섯 번째 팀이 됐다.


꿈에도 스토리가 있는 법이다. 중심에 지난해 7월 부임한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65)이 있다. 그는 볼 점유율에 집착하는 유행을 따르지 않았다. 레스터시티의 볼점유율은 20개 팀 중 18위(46%)였다. 그러나 수비를 굳히고 역습으로 결판을 내는 작전이 척척 먹혔다.


레스터시티는 아스널에만 2-5로 졌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세 골 이상 내주지 않았다. 무려 열다섯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바디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결정력은 눈부셨다.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등 주중경기에 나가지 않아 체력 손실도 적었다.


라니에리 감독의 용병술은 탁월했다. 그는 96세 노모와 이탈리아 로마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영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우승 소식을 들었다. 라니에리 감독은 "돈만으로는 성공을 살 수 없다.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우리 선수들"이라며 기뻐했다.


모두가 축하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50)는 트위터에 "정말로 놀랍고 가치 있는 우승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레스터시티에서 태어난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 게리 리네커(56)도 "너무나 감격스러워 숨쉬기조차 힘들다"며 기뻐했다.


레스터시티는 오는 8일 에버튼과 홈경기를 한다. 이 자리에서 시상식과 기념행사가 열린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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