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티 자판 탑재한 폰으로 인기 얻었던 블랙베리
애플, 삼성 등 경쟁사 밀리면서 매출 급감
올해 말 신형 스마트폰으로 부활 꿈꿔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블랙베리가 올해 말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2일(현지시간)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제조회사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에도 스마트폰 제조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베리는 2000년대 중반 특유의 쿼티(QWERTY) 방식의 자판을 스마트폰에 탑재해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하면서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오바마 폰'으로 불렸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등 경쟁 제품에 밀려 2000년대 후반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안드로이드용 블랙베리 '프리브'는 글로벌 판매량이 60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한 4억6000만달러(약 5600억여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첸 CEO는 여전히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첸 CEO는 "하드웨어 수익성이 사업의 핵심이며,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수준에 근접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제조 부분에서 고전하고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블랙베리의 소프트웨어 부문 매출은 목표였던 5억달러(약 5670억원)를 뛰어넘은 5억2700만달러(약 6000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블랙베리가 이번에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패한다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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