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궁의 계승자' 최미선, 양궁 대표팀 막내지만 세계랭킹 1위
"개인전 金 목표, 단체전 신화 이을 것"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최미선(20·광주여대)은 양궁대표팀 막내다. 그러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8월 6~22일·한국시간)에서 샛별로 떠오를 것이다. 26일 현재 세계양궁연맹(WA) 랭킹 1위(308.5점)다. 그녀는 리우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석권을 노린다.
최미선은 리우올림픽 개막을 100일 앞두고 꿀맛 같은 휴식을 즐겼다. 지난 22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외박을 얻어 전라남도 무안에 있는 고향집에 다녀왔다.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먹으며 기분 전환을 하고 모교에 들러 선후배의 격려도 받았다.
최미선은 "올림픽 메달보다 어렵다는 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부모님이 아주 좋아하셨다. 기쁘지만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발전에서처럼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스포츠개발원의 도움을 받아 심리상담도 하고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부담감을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9일 끝난 리우올림픽 양궁 대표 선발전에서 1,2차 합계 15점으로 여자부 1위를 했다. 2위 기보배(28·광주시청)와 3위 장혜진(29·LH)이 금메달을 합작할 동료다. 최미선은 올림픽에 처음 나가지만 4년 전 런던 대회 2관왕인 기보배가 있어 든든하다. "(기)보배 언니가 걱정 말고 믿고 따라오라면서 조언해줘 힘이 난다"고 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가장 어리고 애교도 많아 '미자'라고 불리며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사대(射臺)'에 서면 집중력이 남다르다.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해 5월 5~10일 열린 WA 월드컵 1차 대회를 통해 성인대표로 데뷔한 뒤 세계랭킹 1위가 됐다. 문형철 양궁대표팀 총감독(58)은 "막내가 피 말리는 대표 선발전에서 살아남았다. 든든하다"고 했다.
최미선은 리우올림픽까지 하루 400~500발씩 활 쏘는 훈련을 계속하면서 국내외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할 계획이다. 부족한 점도 파악했다. 키(168㎝)에 비해 체중(53㎏)이 적게 나가 경기할 때 체력이 달린다고 한다. 그래서 몸의 중심을 잡는 하체 위주로 근력 훈련을 많이 할 계획이다.
올림픽이 열릴 경기장에서 실전경험도 쌓았다. 지난해 9월 15~22일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회(프레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최미선은 "리우올림픽 양궁장은 평지가 아니라 단상에 올라가 과녁을 내려다보고 경기하는 구조"라며 "다른 선수들이 움직이면 진동이 생겨 활을 쏘는데 방해가 된다"고 했다.
대표 선발전까지 1위로 통과한 그의 각오는 훨씬 뚜렷해졌다. "개인전 금메달이 가장 큰 목표다. 여자 양궁 선배들이 한 차례도 놓치지 않은 올림픽 단체전 우승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서향순(49)이 우승한 뒤 2008년 베이징대회를 제외한 일곱 차례 올림픽에서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단체전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7회 연속 정상을 지켰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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