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과 이영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안철수의 멘토'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도 남경필 경기지사의 도정 사업에 힘을 보탠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남 지사가 4ㆍ13 총선 이후 '풍전등화'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조기 등판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최근 경기도의 개방형 직위 공모에 응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윤 전 장관이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의 '지무크(G-MOOC)' 추진단장 공개모집에 응모했다"고 밝혔다.
'지(G)'는 경기도의 머릿글자이고, '무크'는 누구나(Massive) 온라인(Online)을 통해 무료(Open)로 강의(Course)를 들을 수 있는 도민교육 프로그램으로, 남 지사의 역점 사업이다.
경기도는 이 사업을 위해 매년 80만명의 학습자가 이용하는 무료 온라인교육사이트 '홈런'과 경기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강의 'e-러닝'을 통합했다. 지무크 추진단장은 오는 28일 응모자 면접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취임은 5월말 예정돼 있다.
윤 전 장관은 2010년 '안철수의 토크 콘서트'를 기획하면서 멘토로 등장했다. 하지만 2011년 안 대표가 "윤 전 장관 정도의 멘토는 300명쯤 된다"고 말한 뒤 관계가 소원해졌다.
이후 안 대표가 2013년 신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새정치추진위원장'이란 이름으로 윤 전 장관을 재영입하면서 두 번재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이듬해 안 대표가 민주통합당과 합당을 선언하자 윤 전 장관은 안 대표와 두 번째 결별을 했다. 이어 올해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 안 대표의 요청으로 합류했으나 다시 당을 떠나면서 안 대표와는 세번째 결별했다.
남 지사는 앞서 이영조 경희대 교수를 경기도 싱크탱크 경기연구원 이사로 최근 영입했다. 이 교수는 보수 성향의 정치학자로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를 지냈다. 남 지사는 또 경기도의 창업 지원기관인 경기스타트업캠퍼스 초대 총장으로 김범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야당 등 정치권은 남 지사가 대권을 위해 인재를 영입하는 게 아니냐며 곱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의회 야당 관계자는 "지무크 단장은 경기도 현황과 실정을 잘 아는 사람을 영입해야 하는데 생뚱맞은 사람이 왔다"면서 "남 지사가 지무크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할 때부터 말이 많았는데 결국 대권을 위한 인재영입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남 지사가 요즘 총선이후 정치적으로 '핫'하다 보니 모든 인사문제가 자꾸 대선 쪽으로 이상하게 해석되고 있다며 정치적 목적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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