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 조선시대 전기 의복 전시 ‘특별전’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대전시립박물관은 29일 대전 유성구 상대동 소재 대전역사박물관에서 대전 안정나씨묘 출토복식 특별전 ‘그리움을 깁고 연정을 짓다’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특별전에서 공개될 유물은 지난 2011년 5월 대전 유성구 금고동에 위치한 안정나씨 종중 묘 이장 과정에서 4기의 미라와 함께 발견돼 수습된 복식과 부장품 등이다.

당시 발굴된 복식은 16세기 초부터 17세기 초에 이르는 조선 전기 복식의 특징적 요소를 보여준다.

후손들은 복식류 150여점과 한글편지, 명기 등 부장품을 대전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이중 8세손 나부(羅溥)의 부인 용인이씨(龍仁李氏) 묘에서 출토된 장삼(長衫)과 전단후장형(前短後長形) 의례용 치마, 현재까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배냇저고리 등은 지난해 부산대 한국전통복식연구소에 의뢰해 보존처리를 완료한 상태다.

이들 유물 중 장삼은 고려시대 때 왕가나 사대부가에서 의례복으로 입었던 것으로 확인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특별전에서 공개될 장삼 중에는 ‘악학궤범(樂學軌範)’에 기록된 남초(쪽빛의 비단)로 만든 젖혀진 깃의 흑장삼과 동일해 기록의 장삼이 완형의 실물로 출토된 예로 주목을 받는다.

또 다른 장삼은 연꽃무늬 비단으로 제작, 수의가 아닌 생전에 착용한 장삼으로 전례가 없던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함께 발견된 남편 나신걸(羅臣傑·1461-1524)이 부인 신창맹 씨에게 보낸 편지는 1490년대에 써진 국내 최고의 한글편지로 알려졌다. 이는 직전까지 최초의 한글편지로 알려진 ‘순천김씨묘출토언간’보다 50년 이상 앞선 것으로 확인돼 국어학적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편지에는 영안도(현재의 함경도)에서 지내던 군관 신분의 나신걸이 아내에게 분과 바늘을 보내면서 가족과 고향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특별전시회는 안정나씨 묘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통상례 방법에 견줘 일반에 공개함으로써 당시 의례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기획됐다”며 “이는 출토 사례가 흔하지 않은 조선 전기 복식을 보여주는 전시로 학계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전통복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