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한국거래소가 하반기부터 공시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환경경영(E), 사회책임경영(S), 지배구조(G) 등 ESG 등급을 공개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르면 하반기부터 한국거래소상장공시시스템(KIND)에서 코스피 상장사들의 재무적 정보와 함께 ESG와 같은 비재무적 정보도 제공된다.
코스피 상장사의 ESG 등급은 신용등급 바로 밑에 게재될 예정이다. 재무적 정보에 속하는 신용등급과 비재무적 정보라고 볼 수 있는 ESG 등급을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있게 된 것. 거래소는 투자자들이 상장사들의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환경경영, 사회책임, 지배구조 등의 투명경영 관련 사안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배려한 조치인 셈이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논란, 현대차의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 롯데 경영권 분쟁 사태 등으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ESG 등급 중요성을 방증한다.
ESG에 근거한 사회책임투자는 세계적인 추세다. 연기금 등 큰손 투자자들은 ESG를 중요한 투자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ESG 항목을 평가한 후 공적 연금 운용에 반영하겠다고 밝히자 보험사와 사적 연금 등 기관투자가들도 ESG를 중요 투자 요소로 반영하고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거래소 상장 규정에 비재무적 정보 공시를 제도화했다.
국내에서는 그간 기업지배구조원에서만 ESG 등급을 공개해 왔다. 기업지배구조원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S, A+, A, B+, B, C, D 등 7단계로 나눠 코스피 700개, 코스닥 150개 등 총 850개사의 등급을 매겼다. 평가항목은 지배구조, 사회, 환경 부문이 각각 80여 문항으로 구성됐다. 기업지배구조원은 2011년 당시 B+ 이상을 받은 기업만 홈페이지에 공개하다가 2013년부터 지배구조의 경우 전체 기업의 등급을 공개했다. 환경경영과 사회책임경영은 각각 B+ 이상 받은 기업만 게재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는 B 등급 이상 받은 기업을 공개했다.
오덕교 기업지배구조 연구위원은 "기업지배구조원이 2011년부터 EGS 등급을 매겨 공표해 왔지만 이를 모르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라며 "공시 기업 정보란에 이 항목을 포함시켜 보다 많은 기업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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