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영국 재무장관이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 2030년까지 영국 경제가 6%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현지언론 18일자에 게재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관련 기고문에서 "결론은 명백하다. EU를 떠나는 것은 영국 경제와 가구에 가장 엄청난 상처를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연간 가구당 4천300파운드(약 702만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면서 "이런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영국 재무부는 EU 잔류 또는 탈퇴 후 다른 대안들을 적용했을 때의 경제적 비용을 연구한 결과를 담은 200여 쪽짜리 보고서를 내놨다. 재무부는 브렉시트 이후 EU-캐나다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과 비슷한 방식의 협정을 영국과 EU가 맺는다는 시나리오에서 국내총생산(GDP)이 6% 위축이라는 추정치를 뽑아냈다.
재무부 보고서는 영국이 브렉시트 후에 5억 인구의 EU 단일 시장에 쿼터나 관세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다른 모델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6% 위축이라는 이번 전망은 앞서 외부 조사기관들의 추정치보다 훨씬 큰 것으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규모 감소를 최대 3.9%로 추정했다.
또 국제컨설팅업체인 PwC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EU와 상품분야 자유무역협정(FTA)를 신속히 체결하는 시나리오에서 2020년 영국 GDP가 잔류 때와 비교해 3% 적을 것으로 추산했다. 1인당 GDP가 2천100파운드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이다. PwC는 이같은 경제 위축이 2020년까지 일자리를 최대 95만개 없앨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재무부의 추정치는 영국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 산업이 영-EU CETA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가정, 즉 서비스 산업에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가정을 토대로 산정됐다.
또 농업에 대한 쿼터와 일부 상품 품목에 대한 관세도 부과될 것으로 전제함에 따라 브렉시트 반대 진영에선 "지난 40년 동안 나온 것 중 가장 지대한 친(親)EU 정부 보고서다. 완전 잘못된 계산"이라며 일축했다.
이에 대해 오스본 장관은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협상력을 잘못평가하고 있다"면서 "영국 수출품의 44%가 EU로 가는 반면 EU 수출품의 8%가 영국에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오는 6월 23일 치르는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는 잔류와 탈퇴에 대한 지지율이 비슷하며 아직 마음을 굳히지 않은 사람도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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