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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 핵심 가해자 옥시, 사명 바꾸고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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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새로 설립하고 유한회사로 전환…피해자 측 "옥시에서 문전박대"

가습기 살균제 피해 핵심 가해자 옥시, 사명 바꾸고 '모르쇠'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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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관련 피해의 핵심 가해자로 지목되는 옥시레킷벤키저가 입을 닫았다. 옥시레킷벤키저는 사건 이후 법인을 해체, 재설립하고 사명을 RB코리아로 바꾸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와 관련, 사과 또는 피해보상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본사는 물론 회사 홍보담당자 조차 연락을 피하고 있는 상태다.


이 회사는 2011년 수면위로 드러난 가습기 살균제에 따른 사망사건의 최대 사망자를 낸 당사자로 꼽힌다. 2001년부터 구아니딘 계열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을 원료로 한 '옥시 싹싹 가습기 당번'을 판매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정부 집계로 140여명, 피해자 단체 집계로는 220여명에 달한다. 정부 집계 사망자의 70% 정도가 옥시의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건이 공론화 된 2011년 말 옥시는 회사를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해 설립등기를 했다. 기존 법인을 해산한 뒤 주주·사원, 재산, 상호만 두고 법인을 새로 세운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과 법원이 관련 사망사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확인하더라도 해산된 법인이 존속하지 않아 법인 차원의 처벌은 받지 않는다. 유한회사로 전환했기 때문에 법인 청산과 등록 정보에 대한 공개 의무도 없다. 또한 2014년에는 사명에서 옥시를 완전히 빼버리고, 레킷벤키저의 스펠링만 딴 RB코리아로 바꿨다.


옥시의 제품과 함께 PHMG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롯데마트(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PB상품), 홈플러스(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PB상품) 등은 사과와 보상의 뜻을 밝히고 몸을 낮춘 상태다.


전날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100억원의 피해보상 재원을 마련하고 별도의 피해 보상 전담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011년 8월 문제제기 이후 공식적으로 명확한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인규명과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이제는 더이상 늦추면 안된다는 심정으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는대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곧바로 보상 절차에 착수할 수 있도록 제3의 전문기관 등에 의뢰해 관련 기준을 미리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역시 롯데마트의 기자회견 이후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검찰의 공정한 조사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고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수사 종결 시 인과관계가 확인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 단체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공동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모임 공동대표는 롯데마트의 사과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영국 옥시 본사까지 찾아갔지만, 문전박대 받기 일쑤였다"면서 "피해자들과 환경단체가 직접 한겨울에도 전국을 다니고 검찰을 찾아가 항의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러나 그 과정에서 20여개 가해기업 중 피해자들을 만나러 온 곳은 없었다"면서 "피해자들 앞에서 다시 한 번 공개사과하고, 공동 대책 마련을 위한 기구를 설립해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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