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일본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의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현지 생산 공장 등의 중단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은 이번 일본 강진 후 기업 경영에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제조업종이 전 세계 시장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다만 국내 제조업체의 경우 일본 내수 시장에 진출한 경우가 많지는 않은 상태다.
가장 관심이 높은 쪽은 자동차 업계다. 이번 지진 여파로 도요타자동차가 일대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이곳에는 국내로 들여오는 렉서스를 생산하는 공장도 있어 일부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요타규슈는 자동차 조립 등을 담당하는 주력 미야다 공장의 생산을 오전 6시부터 중단했다. 생산 설비 등에는 피해가 없지만 구마모토 주변 부품 업체에서 공급이 막힌 상태다. 또한 엔진 등을 생산하는 간다 공장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부품을 생산하는 고쿠라 공장은 생산라인의 안전을 확보하고 생산을 재개하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이번 생산 라인 중단으로 국내 시장에 공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공장에서 찍어내는 도요타 물량이 대부분 내수용인데다 지진으로 도요타 공장에 직접적인 피해는 없어서다. 다만 규슈에 위치한 렉서스 공장의 경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곳 물량 중 일부는 국내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국내로 들어오는 일본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급 영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거래선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보고되지 않았다.
전자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 소니의 카메라 센서 공장이 위치했다. 소니는 카메라 센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계 1위로 다양한 세트 업체에 카메라 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소니의 이미지센서 생산 팹의 타격에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에 소니의 카메라센서를 탑재, 뛰어난 카메라 성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야간에도 밝고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상황이다. 이미지센서와 구동모터, 렌즈 등을 조립해 모듈 형태로 만들어 완제품 업체에 공급해야 하는 삼성전기 역시 긴장하며 상황을 살피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아직까지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부품 수급을 다원화 해 (스마트폰 공급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니에서 이미지센서를 공급받는 일부 업체들은 다소 긴장된 분위기다. LG전자는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채용한다. 소니에서 반도체 칩을 받아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을 만들어 LG전자 등에 납품하는 구조다.
이밖에 정유업계도 일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최대 정유사인 JX니폰오일앤드에너지는 오이타 현에 있는 정유공장의 석유선적을 16일 오전부터 중단했다. 이에 국내 정유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파급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당장의 피해는 없겠지만 이번 일본 지진으로 현지 공장의 잇따른 조업 중단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한국 제조업체들에 미칠 영향도 계속 확인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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