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아파트 거래 8000건 웃돌듯
전월 거래량 넘겨 두달째 증가세
대출규제 강화에도 최악 벗어난듯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본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을 바닥 삼아 증가세로 반전한 이후 3~4월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2월부터 시작된 주택담보대출규제 등 각종 악재에 부진했던 데서 탈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15일까지 4035건이다. 보름 동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월 중 적어도 8000건을 웃돌며, 전달(7116건) 거래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서울에서는 아파트 매매가 지난 2월 4961건을 기록한 이후 3월 7113건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게 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 강남 개포지구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살아난 매매 수요가 서울 전체 매매 거래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여기에 시기적으로 본격적인 봄 이사철에 접어든 것도 거래량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거래량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 1분기(1만7520건) 전체적으론 여전히 거래 소강상태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2만8337건) 대비 61.8% 수준이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6년 이후 최다 수준을 보인 지난해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함 센터장은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급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연평균과 비교하면 거래량 자체가 적지 않다"며 "주담대 강화 여파와 최근 경기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악은 벗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2011년 이후 2015년까지 5년간 1분기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거래량은 약 1만7811건으로 올 1분기 거래량 1만7520건보다 많다. 하지만 지난해를 제외한 2011~2014년의 평균(1만5179건)보다는 2341건(15.4%) 많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매매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11일 기준 전주보다 0.05% 오르며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매매가는 지난 4일 기준으로 8주 만에 간신히 하락세에서 보합 전환했다.
특히 강남구 개포지구 첫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2단지가 전용면적 3.3㎡당 4000만원을 넘는 분양가에도 성공적인 청약 성적을 거두면서 강남은 거래량이 크게 늘고 가격도 급등했다.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월 256건에서 3월 387건으로 한 달 새 131건(51.2%) 늘었다. 가격도 지난 11일 기준 전주보다 0.17% 오르며 서울 평균인 0.05%는 물론 강남지역 평균(0.06%)도 웃돌았다. 25개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개포 재건축발 훈풍이 서울 전체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포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나아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아파트 구매에 대해선 관망세가 강해 전반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지방과 수도권에 비해 서울은 입주물량이 적고 재건축 이주에 따른 전월세 가격불안과 월세 전환 등을 고려하면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전세시장이 최근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매매가가 크게 오르지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7만785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4% 감소했다. 전월(5만9265건)보다는 31.4% 증가했으나 최근 5년 평균(8만6000건) 대비로는 9.9% 감소한 수치다. 3월 누계 기준으로는 19만9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1% 줄었다. 최근 5년 평균(20만7000건) 대비로는 3.5% 감소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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