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주공1 36㎡ 호가 7억8000만원, 한달새 1억 올라 역대 최고..사업속도도 빨라져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서울 강남권 재건축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개포 주공2단지 등지에서 3.3㎡당 4000만원 안팎의 분양가에도 청약이 대거 몰리는 등 강남 재건축단지 인기가 입증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에 재건축 추진단지 아파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개포 주공1단지 전용 36㎡가 한달 새 1억원이 오르는 등 현 시세가 역대 최고가를 넘어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단지들은 저마다 사업추진 속도를 내고 있다. 개포지구에서는 저층단지에 이어 중층ㆍ중대형평형 단지까지 본격적인 재건축사업을 시작했고 대치ㆍ반포 등 주변 지역에서도 논의가 활발해졌다.
개포 현대1차아파트는 최근 재건축사업안을 만들어 주민공람에 들어갔다. 앞서 재건축을 추진중인 주공1단지 맞은 편에 있는 곳으로 현재 13층짜리 6개동 416가구를 최고 35층 823가구(임대주택 포함) 단지로 지으려는 계획이다. 통합재건축을 추진중인 개포주공 6ㆍ7단지도 재건축안을 잠정 확정, 외부에 공표했다. 15층짜리 1959가구 단지를 최고 35층 3008가구(임대주택 포함)로 다시 짓겠다는 구상이다.
개포 현대1차는 인근 경남아파트ㆍ우성3차 등과, 개포6ㆍ7단지의 경우 5단지까지 함께 묶어 통합해 재건축하는 방안도 거론된 적이 있으나 각 단지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결국 따로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앞서 재건축사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저층단지에 비해 층수가 높아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통합재건축 논의가 있었으나 주민간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다"며 "주공2단지 분양이 인기를 끌면서 다른 단지에서도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인근 대치동 일부 아파트를 비롯해 반포주공1단지, 신반포3차 등 재건축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온 강남권 주요 단지별로 저마다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부동산시장이 가라앉을 조짐을 보였는데 올 들어 반포한양ㆍ개포주공2단지 등 일부 재건축단지의 분양이 예상보다 높은 인기를 끌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예정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방안 등 정책이슈도 한몫했다.
가격 휘발성이 높은 강남에서 재건축 추진이라는 재료가 나오자 연초 주춤하던 집값은 확연히 오름세로 전환했다. 아직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않은 개포 주공1단지는 일부 소형평형을 중심으로 찾는 사람이 늘면서 한달 새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인근 신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용 36㎡는 호가가 7억7000만~7억8000만원으로 불과 1ㆍ2주 만에 수천만원씩 뛰었다"며 "추가분담금을 감안해도 재건축 후 중대형 평형을 9억원 안팎에 얻을 수 있는 만큼 실거주나 투자수요가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 36㎡형이 가장 비싸게 거래된 건 2009년 9월 7억5000만원이다. 시장분위기가 꺾인데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6억원대 중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급등세다. 이 아파트 전용 42㎡ 등 다른 소형 평형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오는 6월께 분양을 앞둔 개포 주공3단지를 비롯해 주변 다른 재건축단지 역시 각 건설사마다 지역랜드마크를 자처하면서 고분양가 책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재건축 분양가와 기존 집값이 서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같은 집값 반등세가 여타 지역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0.1% 올라 올 들어 주간상승률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었는데, 이는 재건축 아파트가 0.54%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일반 아파트는 0.03%로 전주와 같았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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