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만물상으로
알리바바는 핀테크, 콘텐츠, O2O 사업 광폭행보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톡 등을 합한 중국 IT업체"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과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업종에 진출, 자신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이들은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까지 눈을 돌리면서 'IT업계의 블랙홀'로 성장 중이다.
중국의 가전업체 샤오미는 더 이상 '대륙의 실수'로 불리지 않는다. 샤오미는 1억명이 넘는 미펀(米粉, 샤오미 팬)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에 샤오미 생태계를 선보이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5'를 공개했다. 샤오미가 해외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샤오미는 보조배터리, 스마트밴드 등 액세서리 위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왔다. 최근 특허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넘어 스마트홈 시장에도 발을 내딛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정보통신 전시회 세빗에서 스마트홈 솔루션 '미홈'을 선보였다. 샤오미는 미홈을 중심으로 수많은 사물인터넷(IoT)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가 빠르게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데에는 운영체제(OS)에 힘을 쏟은 노력이 바탕이 됐다. 샤오미는 지난 2010년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전 '미유아이'라는 이름의 OS를 먼저 선보였다.
처음 미유아이는 경쟁 OS보다 안정성과 기능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지만 샤오미는 매주 금요일 고객들의 불편사항을 바탕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샤오미는 고객들과 신뢰를 쌓아갔고 불과 1년 만에 전 세계에서 5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다.
현재 샤오미는 역량있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2013년 10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샤오미가 투자한 기업은 55개. 이들이 제작하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밥솥 등은 샤오미 생태계를 확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알리바바도 사업을 확장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핀테크, 동영상 서비스, 영화 제작사,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등 신사업 분야에 아낌없는 투자를 진행 중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11일 광군제 하루 동안 912억 위안(약 16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쇼핑몰에 탑재하면서 중국 간편 결제 시장을 장악했다. 광군제 기간 중 알리페이로 결제된 매출은 68%. 2014년 10월 기준 알리페이는 서비스 시작 10년 만에 가입자 8억명을 확보, 단일 전자금융 결제 업체로는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알리바바는 콘텐츠 부분에도 발을 넓히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2014년 3월 중국 영화사 차이나비전미디어그룹을 인수해 사명을 알리바바픽처스로 바꿨다. 알리바바 픽처스는 영화 미션임파서블 제작에도 참여했다.
지난 2014년 4월에는 6000만명의 인터넷(IP)TV 가입자를 보유한 미디어플랫폼 화수(華數)미디어그룹의 지분 20%를 10억500만달러(약 1조2300억원)에 인수했다. 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샤미,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쿠투도우의 지분 전량을 매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12년 역사를 지닌 홍콩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했다.
온라인 쇼핑과 콘텐츠 분야를 장악한 알리바바는 오프라인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13일 중국 최대 음식배달 서비스 '어러머'에 모두 12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어러머는 올해 3월 기준 중국 최대의 음식배달 서비스 및 실시간 배송 플랫폼으로, 중국 300여개 도시에서 5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한 중국판 배달의 민족이다.
또 매일 수 천 만명의 중국인이 이용하는 택시 앱 디디콰이디에도 알리바바의 지분이 들어가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샤오미나 알리바바는 한국으로 치면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을 모두 합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막대한 자본력으로 블랙홀처럼 시장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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