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우지웨이 중국 재무장관이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비이성적인 인물이라고 정면 공격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저우 장관은 미국이 만약 트럼프가 제안한 무역 정책을 따른다면 미국이 리더십을 갖춘 국가로서 자격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에서 들여오는 수입품에 45%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금까지 트럼프의 발언을 중국 언론이 비판하기는 했으나, 중국 정부가 공개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러우 장관은 WSJ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무역정책을 맹비난했다.
러우 장관은 "만일 트럼프가 공약대로 한다면 그것은 세계무역기구(WT0)가 정한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미·중 양국이 상호 의존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며 "두 경제시스템은 서로 맞물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는 이날 뉴욕 스테이튼 아일랜드에서 열린 유세에서 "중국이 미국과 경제전쟁을 시작했다"며 "중국은 우리의 일자리와 돈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또다시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어 "중국이 문제이며 중국은 우리를 계속 불공정하게 대우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처럼 계속 속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 "중국이 우리 말을 듣지 않을 경우 모든 무역협정과 금융약정을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미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지난해 교역에서 3660억달러(한화 약 420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멕시코의 루이스 비데가라이 재무장관도 16일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 정부가 돈을 내서 미국과의 국경에 대형 벽을 세우라는 트럼프의 공약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외교적 괴롭힘"이라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어 "멕시코는 결코 벽을 세우려는 비용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멕시코나 미국이 그런 위협적 수사에 빠져드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서 "만일 멕시코에 새로운 공장을 짓겠다는 미국 회사가 있다면 내가 전화를 해서 슬픈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며 "그 소식은 당신들이 멕시코에서 생산해 국경을 통해 들여오는 상품 하나하나에 35%의 세금을 물린다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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