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부담 늘리지 않으면 주한미군 철수 재확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한국과 일본의 핵무기 허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한국과 일본이 북한·중국 문제와 관련해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항상 세계의 경찰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아마도 핵무기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이미 핵무기의 세계에 있다며 일본과의 안보 조약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미국이 공격을 받으면 일본은 아무 것도 해줄 필요가 없는 반면 일본이 공격을 받으면 미국은 무조건 군대를 파견해야 한다며 이는 한 쪽에 치우친 매우 불평등한 조약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어 한국과 일본이 방위비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부유하고 위대한 산업국가"라며 "우리는 (주한미군 문제에서) 하는 만큼 공평하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서방 안보체제의 중심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경제적으로 미국에 불공평하다"며 새로운 대테러 조직을 만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외교전략의 핵심이 고립주의가 아닌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고 설명했다. 또 외교 관계에 있어서도 국익이나 동맹에 따라서만이 아니라 얼마나 미국에 친근하게 다가오느냐는 점을 일부 고려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가장 좋아하는 미국 역사인물로 더글러스 맥아더와 조지 패튼 장군을 꼽으면서, 한국전 당시 핵무기 카드를 썼던 맥아더 장군과 달리 자신은 아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핵무기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동 문제를 놓고는 원유 수입 금지조치로 사우디를 길들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는 사우디를 비롯해 기타 아랍 지역 동맹국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투에 지상군을 보내거나 미군이 전투에 나서는 대가로 상당한 자금을 내놓지 않으면 원유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중동지역에 개입했던 것은 원유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그럴 이유가 거의 없어졌다"며 중동 문제에서 손을 떼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놓고는 "기본적으로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면서도 "팔레스타인 정권이 유대인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의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기 생각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풀어냈지만, 잠재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NYT는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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