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은 與…차기 지도부 누가 거론되나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20대 총선에서 패배한 새누리당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당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원유철 원내대표가 이르면 다음 주 초 비대위원 명단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차기 지도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의 조기 사퇴로 6월로 예정되어 있었던 전당대회를 앞당길 예정이다. 이번 당 대표 선출은 총선 패배로 인한 당을 추스르고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할 중요할 직책을 맡게 된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친박(친박근혜)에서는 실세인 최경환 부총리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이번 총선 실패가 공천 갈등에서 시작됐고 대구·경북에서 '진박 마케팅'을 주도했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총선 패배가 친박에 대한 비토로 이어질 경우 최고 실세인 최 의원이 책임을 피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원 원내대표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원내대표로 실패한 총선을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 원내대표의 경우 이번 비대위 활동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는다면 당권을 노려 볼 수도 있다. 이번 비대위 활동은 총선을 앞둔 공천전쟁이 아닌, 당의 호합을 도모하는데 주력할 예정이기 때문에 각 계파별로 '인심'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원 원내대표는 자신의 장점인 친화력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비박에서는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총선으로 5선이 된 친이(친이명박)의 정병국 의원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 의원은 원내대표 경험이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통상 당 대표는 원내대표 경험을 거치고 도전한다는 전례가 있다. 마찬가지로 친박의 유력한 후보인 이주영 의원도 원내대표 경험이 없다. 하지만 이 의원의 경우 계파색이 옅다는 장점이 있어 비박의 반발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순천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3선 의원의 고지에 오른 이정현 의원도 당 대표 후보 중 한명이다. 이 의원은 당선 직후 당 대표직에 도전할 것임을 공언했다. 이 의원의 경우 호남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당 대표가 될 경우 당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장점이 있다. 충북에서 4선에 오른 정우택 의원도 충청 표심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우선 서울 동작을 나경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여성이고, 서울 유일의 4선 의원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4선의 정진석 의원도 주요 후보 중 하나이다. 정 의원은 충청을 대표하고 있어 다음 대선에서 해당 지역을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힘을 얻고 있다.

친박에서는 홍문종 의원과 유기준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홍 의원의 경우 "저는 3선 의원 때도 원내대표를 하겠다고 했던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말해 원내대료 도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에서도 국정 후반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당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에 원내대표직을 쉽게 포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