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동물 약품업체인 메리알코리아가 동물약국을 배제한 채 동물병원에만 제품을 공급했다가 시정명령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메리알이 유통 채널을 제한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메리알은 개의 심장, 폐동맥 주위에 기생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기생충인 심장사상충 예방제 '하트가드'를 공급하는 업체다.
메리알은 200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에스틴과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때 에스틴이 판매하는 채널을 동물병원으로 제한했다.
에스틴은 동물병원별로 바코드를 구분해 하트가드를 출고하고 하트가드가 동물병원 밖으로 유출되는지 관리해왔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서 매달 메리알에 제출했다.
2013년 8월부터 관련 제도가 개선돼 동물약국도 하트가드를 비롯한 심장사상충 예방제를 판매할 수 있었지만 계약 때문에 메리알의 제품은 동물약국에서 판매되지 못했다.
공정위는 하트가드가 동물병원에만 공급되면서 심장사상충 시장에서 경쟁이 저해됐다고 판단했다.
에스틴이 동물병원에 공급하는 하트가드의 도매가는 개당 2900원 수준이었는데, 동물병원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3배가 넘는 9000원에 책정됐다.
동물약국으로 일부 유출돼 판매된 경우 가격은 동물병원 판매가의 60% 수준인 5500원∼5800원에 불과했다.
아울러 메리알을 포함한 주요 3사 모두 동물약국을 유통채널에서 배제해 상위 3사가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독과점 체제가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메리알 이외 한국조에티스, 바이엘코리아 등 나머지 2개사의 유통채널 제한행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장사상충 예방제 유통시장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제도개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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