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확실에도 '무표정'…류성걸·권은희 낙선 예상에 웃지 못해
[아시아경제 대구=김보경 기자] 4·13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유승민 무소속 후보(대구 동을)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난처한 처지가 됐다.
유 후보는 당초 예상대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친유승민계인 대구의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무소속 후보의 낙선이 예상되고, 유 후보의 최측근 조해진 후보(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당선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 후보는 13일 대구 동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 80여명과 함께 이날 오후 6시부터 20여분 간 TV를 통해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SBS 출구조사 결과 새누리당이 123~147석을 얻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보도되자 유 후보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유 후보는 총선 결과가 나온 후 곧바로 새누리당에 복당할 계획이여서 이러한 결과가 달갑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유 의원 주변의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내 다소 난감한 상황이 연출됐다.
유 후보의 예상 득표율은 78.9%로 이승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압승이 예상되자, 지지자들은 유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유 후보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아볼 순 없었다.
유 후보가 웃을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친유계 후보들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류성걸 후보는 43.4%로 '진박'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49.6%)에 비해 뒤지고 있으며, 권은희 후보도 정태옥 새누리당 후보에 20%포인트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유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선 탄식이 터져 나오며 아쉬움이 드러났다.
유 후보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조해진 후보(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는 42.2%로, 엄용수 새누리당 후보(40.3%)와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격려의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유 후보는 이날 오후 6시20분께 굳은 표정으로 "다시 오겠다"며 자리를 떠 개인 집무실로 들어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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