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파나마 페이퍼' 의혹을 해소하려다 되레 상속세 회피 논란에 휘말렸다.
캐머런 총리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9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자신의 소득세 자료를 공개했다. 영국 총리 중 소득세 정보를 공개한 총리는 캐머런이 처음이다.
하지만 2011년에 캐머런 어머니로부터 캐머런의 계좌로 10만파운드씩 두 차례, 총 20만파운드가 송금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 보도했다. 이체된 20만파운드의 자금이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캐머런 총리가 공개한 기록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2011년 5월과 7월 모친으로부터 모두 10만파운드를 송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해 총리는 전년에 사망한 부친으로부터 상속세 면제 한도액인 30만파운드를 받았다.
가디언은 소유자가 사망하기 7년 전에 증여할 경우 최대 32만5000파운드의 증여금까지 상속세가 면제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들어 캐머런 총리가 결국 모친에게서 증여받음으로써 상속세를 피하려는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파나마 페이퍼스에 부친의 이름이 거론되며 의혹이 일자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수입과 세금 납부 기록을 담은 4쪽 분량의 서류를 공개했다. 캐머런 총리는 기록을 내놓으며 "더 잘 처리했어야 했고,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며 실수를 인정하고 나서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소득과 납세 실적을 보면 캐머런 총리는 2014∼2015년 20만307파운드의 수입을 올렸고, 소득세로 7만5898파운드를 납부했다. 이 기간의 이자 수입은 모두 3052파운드로 약 30만파운드의 저축분에 해당한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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