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1200억 세금 추징당해 심판청구 중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KB국민은행이 1200억원 규모의 세금을 추징당해 국세청과의 악연을 다시 한번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초 4800억원대 세금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공방이다.

KB국민은행은 2008~2012년 사업연도에 대해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2013년에 정기 세무조사를 받아 법인세 등(지방소득세 포함)으로 1243억5700만원을 부과받았으며 지방소득세를 제외하고 1233억3000만원을 납부했었다고 8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이 중 1142억8300만원에 대해 심판청구를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과거 커버드본드(금융기관의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 발행 과정에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것에 대해 별개의 회사로 보지 않고 회계처리한 것을 국세청이 문제삼았다.

KB국민은행과 국세청의 다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에 실시된 세무조사에서는 법인세 등으로 4827억5500만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부과받았다. 2003년 이른바 '카드 대란' 때 대규모 손실을 낸 KB국민카드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의 대손충당금을 쌓아 법인세를 덜 냈다는 이유였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심판청구를 제기했고 지난해 1월 대법원 최종 승소 판결로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2004년 KB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이와 관련된 회계처리 위반으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고 김정태 전 KB국민은행장과 함께 회사를 떠나야 했다. 회계 전문가인 윤 회장으로서는 가장 아픈 기억 중 하나였는데 지난해 대법원 승소 판결로 일종의 명예회복을 한 셈이 됐다.

한편 2012~2014년 이의신청과 심판청구, 행정소송 등을 통해 세금 부과에 불복한 것은 3만8000여건, 33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구제받은 것은 8700여건, 5조3000억원 규모였다. 연 평균 1조8000억원가량의 세금이 잘못 부과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