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회계법인 삼정KPMG 외감법 위반…이번주 안에 확정할 듯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기아자동차가 외부감사인(회계법인)을 교체한다. 감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회계법인이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위반 혐의로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5일 "삼일PwC와 딜로이트안진, EY한영 회계법인 중에 한 곳을 외부감사인으로 선임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검토 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아차의 기존 외부감사인은 삼정KPMG다. 그러나 삼정KPMG 사원이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감사인이 될 수 없음에도 외감법을 위반했다. 삼정KPMG 사원이 주식을 소유한 기아차의 2014사업연도부터 2015사업연도까지의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적발돼 지난달 29일 감사업무 제한의 조치를 받았다. 이에 따라 2016사업연도 감사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다.
삼정KPMG 측은 해당 사원에 대해 내부적으로 징계를 내린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사원은 주식 보유가 외감법과 공인회계사법, 회계감사기준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안 후 바로 주식을 팔았다"며 "그 사원은 감사업무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외감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증선위의 조치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감사제도는 회사 내의 내부감사인과는 별도로 회사와 관계없는 외부의 감사인이 행하는 회계감사를 말한다. 외감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으며 감사인은 공인회계사로 구성된다.
전 사업연도 말의 자산총액, 부채규모 또는 종업원 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주식회사는 재무제표를 작성해 주식회사로부터 독립된 외부의 감사인에 의한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외감법과 공인회계사법, 회계감사기준에 위반될 경우 감사인과의 감사계약을 해지해야 하고 감사계약을 해지한 후 2개월 이내에 새로운 감사인을 선임해야 한다.
기아차 입장에서는 외부감사인을 새로 선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게 됐다. 외부감사인의 중간 교체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도 부담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해외에서는 외부감사인이 중간에 바뀌는 것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편"이라며 "해외 투자나 시장 공략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감법에 따르면 감사인이 그 임무를 게을리해 회사에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회사에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삼정KPMG가 기아차에 직접적인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것은 아니지만 기아차 측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아차 관계자는 "(책임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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