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현대차 제네시스가 BMW를 제쳤다.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BMW까지 넘어서며 미국 중형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신형 제네시스(미국명 G90)가 출시될 7월 이후 하반기까지도 성장세가 기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DH)는 지난 3월 한달간 미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32.4% 늘어난 3197대가 판매됐다. 월 평균 2000여대 수준에 머물렀던 판매량이 2012년 7월 3103대를 기록한 후 4년만에 다시 3000대 고지를 밟은 셈이다.
제네시스 판매 급증으로 미국 중형 고급차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 2월 벤츠 E 클래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2위에 오른 제네시스는 3월에는 3157대가 판매된 BMW 5시리즈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2위 자리를 지켰다. 1위인 E-클래스와는 불과 500여대 차이다. 더욱이 제네시스는 올 들어 1월 1559대, 2월 2532대, 3월 3197대로 판매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차급 1위 가능성도 충분하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신형 제네시스인 G90 출시가 이어지면 판매량은 더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90의 경우 출시 전부터 현지에서의 반응이 좋은 데다 지난해 별도 브랜드로 독립한 이후에는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가 더욱 강화돼서다. 최근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올해 1분기 100대 브랜드'에서 단숨에 46위로 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제네시스는 100대 브랜드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G90의 미국 출시는 7월로 확정된 상태다. 올초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글로벌 데뷔전을 직접 챙긴 데 이어 스포츠와 각종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미국 서부지역 책임자인 에르윈 라파헬을 미국 제네시스 브랜드 총책으로 뽑았다. 출시 전 시장 조사에 본격 착수하는 동시에 제네시스 미국 출시를 지원하기 위한 전담팀을 꾸리기 위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급차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유럽 프리미엄 모델들과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며 "하반기 G90이 미국 시장에 투입되고 기존 제네시스의 차명도 G80으로 변경되면 제네시스 돌풍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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