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교정수술로 '매의 눈' 장착, 스피스 타이틀방어, 데이 3승 출격, 한국은 안병훈 출사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화두는 퍼팅."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 연말 시력교정수술을 받았다. 퍼팅을 잘하기 위해서다. 그 타깃이 바로 7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개막하는 마스터스 우승이다. 매킬로이에게는 더욱이 골프 역사상 여섯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으로 직결되는 무대다. 조던 스피스(미국)가 타이틀방어에 나서 이래저래 지구촌 골프계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 매킬로이 "네번째 퍼즐을 찾아서"= 2011년 US오픈과 2012년 PGA챔피언십, 2014년 7월 디오픈을 제패해 잭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25세 이하의 나이에 메이저 3승을 수확한 세 번째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디오픈에 이어 8월 PGA챔피언십에서 '메이저 2연승'이라는 금자탑까지 쌓았다. 마스터스라는 마지막 퍼즐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첫 도전에서는 스피스가 첫날부터 8언더파를 몰아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해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350야드에 달하는 장타에 '송곳 아이언 샷'을 가미한 막강한 공격력을 감안하면 의문이다. '아킬레스 건' 퍼팅 때문이다. 오거스타내셔널은 특히 '유리판 그린'으로 악명을 떨치는 곳이다. 매킬로이가 최근 왼손이 아래로 가는 '크로스 핸디드(cross-handed)' 퍼팅 그립을 선택해 승부수를 던진 이유다.
▲ 스피스 "대회 2연패 GO"= 매킬로이와 달리 그린에서 강력한 수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실제 지난해 홀 당 평균 퍼팅 수 1.70개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부진이 고민이다. 지난 1월 현대토너먼트에서 30언더파라는 우승스코어를 작성하는 괴력을 과시했지만 이후 아부다비와 싱가포르로 이어지는 강행군에 체력을 소진해 제동이 걸렸다.
이번 대회는 물론 집중력 차원에서 사정이 다르다. 스피스가 지난해 우승과정에서 36홀 최저타(14언더파 130타)와 54홀 최저타(16언더파 200타) 등 오거스타내셔널을 철저하게 유린했다는 대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날 2언더파에 그쳐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7년 우승 당시 수립한 72홀 최저타(18언더파 270타)와 동타에 그친 게 오히려 아쉬울 정도다.
▲ 데이 "내가 넘버 1"=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의 등장으로 '톱 3'의 전면전 양상이다.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 이어 델매치플레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일궈내 '넘버 1'을 접수한 뒤 1주일 간 달콤한 휴식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충전했다. 전문가들은 매킬로이 못지 않은 장타력과 스피스에 버금가는 '짠물퍼팅' 등 공수를 두루 겸비했다는 점에서 우승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버바 왓슨(미국)과 애덤 스콧(호주) 등 역대 챔프들이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왓슨은 2012년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과 연장혈투 끝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일궈낸 데 이어 2014년에는 스피스를 3타 차로 여유있게 제압해 지난 4년간 두 차례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또 다시 '짝수해 마스터스 우승'이라는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을 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콧은 2013년 "호주 선수 최초", 여기에 "롱퍼터로 우승한 최초의 선수"라는 진기록을 곁들였다. 브룸스틱퍼터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가 골프규칙 개정으로 올해부터 그립 끝을 가슴에 대고 퍼팅하는 '앵커링'이 금지되자 일반퍼터로 지난달 초 혼다클래식과 캐딜락챔피언십에서 2연승을 쓸어 담아 부활에 성공했다. 한국은 안병훈(25ㆍCJ그룹)이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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