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문 우상호·이성헌
2대2 동률…결승 맞대결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2번 우상호, 화이팅! 박수!" 지난 30일 오후 4시께 서울 북아현동(서대문갑) 주민센터 앞에서 60대 남성 유권자가 유세 나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보자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이렇게 외쳤다.
우 의원은 "아이고, 유세를 직접 해주시네요"라며 웃었다.
우 의원은 이 지역구 현역이자 재선(17ㆍ19대)이다. '숙적'인 연세대 81학번 동기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재선, 16ㆍ18대)과의 전적은 2승2패. 제20대 4ㆍ13총선이 다섯 번째 대결이다.
우 의원은 "결승전이잖아요. 결승에서 지면 떠나야지"라면서 "모든 걸 걸었다"고 했다.
주민센터에서 만난 유권자 권보희(49ㆍ여)씨는 "이번이 다섯 번째. 그렇죠, 다 알지 이 쪽 사람들은. 저는 우 의원 지지하는데, 누가 됐든 떨어지는 분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유세 내내 이 쪽 저 쪽으로 불려다녔다.
중년의 여성 유권자 한 명이 붙잡고 "거기, 갔었어?…"라며 말을 붙이자 우 의원은 "예,예, 응…그렇지…"라고 친근한 반말투로 한참 수다를 떨었다.
서대문갑의 그간 여론조사에서 둘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 했다.
우 의원은 "4년 전 이맘 때 제가 7%포인트 정도 뒤지는 것로 나왔는데 막상 결과를 보니 제가 8%포인트 가량 앞섰다"면서 "추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전 8시께. 아현역 2번 출구 앞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는 이 전 의원을 찾아갔다.
"이번에, 알아서 해! 꼭 돼야 하니까. 팔다리 아직 건강하잖어! 더 뛰어 더!" 60~70대로 보이는 남성 유권자 한 명이 이 전 의원을 향해 이렇게 말하며 등을 두드렸다.
"연희동 안산에 약수터가 19개 있는데, 매일 아침 올라가거든요. 거기에서 뵀던 어르신이에요(이 전 의원)."
분주한 출근길인데도 이 전 의원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는 유권자가 종종 눈에 띄었다.
이 전 의원은 "현역은 아니지만 저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두 차례 지역구 의원을 지내며 해 놓은 일을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신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 여성 유권자 한 명이 다가와 손을 잡고는 "이따가 들르실 거죠?"라고 말을 붙인 뒤로 지역 현안에 관한 대화가 한참 이어졌다.
명함을 건네자 "어제 받았다"며 웃거나 "또 보네요. 고생 많으시다"고 격려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이 전 의원에게 귀엣말을 하던 여성 유권자를 따라가 "이 전 의원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그는 "의원이던 때도 그렇고 아닌 때도 그렇고 늘 한결같으셔서 지지한다"고 말했다.
서대문갑은 연희동ㆍ홍제동ㆍ북아현동ㆍ신촌동 등으로 구성 돼있다. 관건은 연희동의 표심일 것으로 보인다.
연희동은 지역구 내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대 때 처음으로 우 의원이 연희동에서 이기며 균열이 생겼다.
연희동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박모씨(52ㆍ남)는 "이 곳이 부촌이라고만 알려져 있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고 실제로는 계층이 정말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그러면서 "두 사람 다 오래 고생들 하셨고 잘 하셨다. 어찌 될 지 진짜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 나석윤씨(29ㆍ남)는 "이 곳이 조금 보수적이라고 하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여당이나 야당 모두 너무 시끄럽고 복잡해서 헷갈리고,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서대문갑에는 민주당 이종화 후보도 출마했다. 원외정당이던 민주당은 더민주를 떠난 신기남 의원의 입당으로 원내정당이 됐다.
녹색당 김영준 후보 또한 서대문갑 후보로 뛰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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