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노크하던 간절한 문구들, '영상'으로 만들어 삼성그룹 페북에
"스마트한 삼성에서 빛나는 별이 되겠습니다", "미소의 가장자리를 채우는 하루"…그럴듯한 수사들로 한껏 자신을 치켜세웠던 문장들과 누구라도 눈여겨 봐주기를 소원했던 절박함. 이런 내용으로 가득 차 이제 다시 꺼내보자니 얼굴이 화끈거리는 '자기소개서'를 다시 읽는다면 어떨까. 담담히 읽다가도 웃음이 터지고 이내 민망함을 떨치지 못한 채 "못 읽을 것 같아요"라고 고백하고 "이게 실제로 다 나가는 것은 아니죠?"라고 되묻게 된다.
취업준비생 시절 자신이 낸 자기소개서를 다시 읽는 삼성그룹 직원들의 영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인 자소서를 다시 읽다'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지난 21일 삼성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와 현재 조회수 100만을 넘겼고 공유도 1만여 건 가까이 이뤄졌다.
전하는 메시지는 "모두를 위한 합격 자소서는 없다"는 것. 이 영상에 출연하는 삼성전자 박경재 선임, 삼성바이오로직스 송주영 프로, 삼성SDS 권민현 선임, 삼성전자 정소이 대리는 모범 자소서를 참고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자소서를 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경재 선임은 "선배들이 (합격)자소서라고 던져주고 간 것들이 있긴 있었어요. 그런데 크게 도움은 안 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권민현 선임도 "인터넷에 합격자소서가 많이 돌아다니지만 다른 사람의 자소서는 안 보려고 노력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털어놓는 것은 삼성의 직원으로 말끔한 지금의 모습보다는 자소서를 쓸 때의 부족함이다. 누구는 지방대 출신이고 누구는 영어 성적이 없었으며 누구는 학점이 낮았고 인턴 경험과 자격증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소서를 쓸 때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압박감과 중압감을 알고 있으며 얼마나 막막했는지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자소서를 쓰고 있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덧붙였다. "쉽게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노력한 만큼 잘 될 거예요", "가능성에 한계를 두지 마세요", "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가치 있는 사람입니다"
금보령 수습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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