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과 관련한 심사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이다. 이번 인수 건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쟁제한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뤄진 다음에 시작될 전망이다.
미래부는 이번 인수건을 심사하면서 최초로 방송분야 법정 심사사항을 구체화한 심사 주안점(안)도 마련해 심사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송재성 미래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현재 이번 인수를 신청한 사업자의 사업계획서와 이해당사자 등이 제출한 의견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심사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심사자문단이나 심사위원단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사업자들과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송 과장은 "자문단 구성은 합병 회사나 반대 회사들과 관계 없는 용역을 수행하지 않는 전문가 분들을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부 관계자는 자문단에 들어가지 않고 지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 강제적인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미래부장관이 최종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심사위원회 결정 사항을 미래부장관이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송 과장은 "자문위원들은 말그대로 자문의 역할을 한다"며 "그 결정은 단지 자문일 뿐이고 최종 결정은 미래부 장관이 한다"고 했다.
미래부에서는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한 심사를 방송 부문과 통신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다. 방송의 경우 방송, 법률, 경제, 소비자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8~10인)를 구성해 심사한다. 심사위원회는 최대주주변경, 합병의 가부 및 필요시 조건 건의 등을 논의한다.
통신 부문은 법과 경제, 회계, 기술(유무선 네트워크, 융합 분야) 분야 10인 내외의 전문가로 자문단을 구성한다. 이들은 법과 경제, 회계, 기술적 분석 등을 수행하며 인가여부 및 인가 시 조건 부과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심사위원회 구성이 완료되고 본격적으로 심사가 시작되는 시기는 관계기관 등과의 협의가 완료되는 시점으로 예상된다. 통신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현재 공정위는 이번 인수에 대해 경쟁제한성 여부를 심사 중에 있고 심사가 마무리 되고 미래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면 미래부 심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의 경우에는 심사 인허가 요건 중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합병허가에 대한 사안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사전동의를 거쳐 결정해야 하므로 향후 방통위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이번 사안의 중요성과 이해 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법정 심사사항을 구체화한 심사 주안점을 마련해 심사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심사주안점은 과거 사례와 해외 규제기관의 심사기준, 의견청취 등의 과정에서 제기된 쟁점 등을 토대로 마련된다. 방송위원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허가나 재허가, 변경 허가 등을 할 때 인허가 주체가 심사위에 심사 주안점을 제시한 적은 없었다. 미래부에서 그만큼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현재 심사주안점에 대해 당사자 및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제출받았으며 심사 종료 후 제출기관의 동의를 얻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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