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아라 인턴기자] 국내 처음으로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대형병원 교수진들이 ‘메르스 사태’를 떠올리며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국내에 최초로 발생했지만 확산 또는 미확산 여부를 전망하기 힘들다”며 “그 여파가 어느 정도까지 될지 교수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감염병 관련 학회 등을 통한 공식적인 견해가 아닌 이상 개인적인 의견을 외부에 내놓기를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전망을 했다가 오히려 대중들에게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메르스 초기, 정부와 일부 교수진이 메르스 위험성을 잘못 예측·대응함으로써 대유행을 촉발했단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직후 메르스 때와 달리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의료기관을 신속하게 공개하고 환자의 국내 유입 경로까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학회 참가 또는 외부일정 등을 이유로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감염내과 교수진과 온종일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바쁜 일정으로 인해 오늘은 통화가 제한된다”고 해명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가장 큰 홍역을 치른 삼성서울병원도 국내 첫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뿐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란다”며 “현재는 우리도 지카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국내에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조아라 인턴기자 joa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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