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대표 나물은 냉이와 달래다. 이 둘은 항상 같이 얘기되기 때문에 직접 식재료를 사고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면 헷갈리기도 한다. 냉이는 봄에 어린 순과 잎, 뿌리를 함께 먹는다. 먹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된장찌개에 함께 넣어 끓이면 특유의 향이 국물에 스며든다. 나물인 만큼 고추장, 된장, 다진 마늘 등 갖은 양념과 함께 무쳐서도 먹는다.
달래는 넓은 달걀 모양의 줄기와 수염뿌리, 잎 등을 먹는다. 냉이와 구분할 때 알 모양의 뿌리가 있으면 달래라고 보면 된다. 마늘에 들어있는 알리신이 있어 매콤하기 때문에 파 무침을 하는 것처럼 먹으면 좋다. 그냥 무침으로도 좋지만 고단백의 음식을 먹을 때도 달래 무침은 주연 못지않은 조연이다. 삼겹살이나 돼지고기 수육 등과 잘 어울린다.
봄이 산채를 먹는 계절이라면 두릅은 '산채의 제왕'이라고 불린다. 몸에 활력을 주기 때문에 춘곤증에 좋다고 한다. 두릅은 두릅나무에 달리는 새순이다. 두릅나무 중 독활이라는 나무의 어린 순은 땅에서 나기 때문에 땅두릅이라고 부르고 이와 구분하기 위해 나무에서 나눈 순은 참두릅이라고 한다. 개두릅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엄나무의 순이다. 세 가지 두릅에 우열이 있는 것은 아니고 사람마다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공통된 맛은 쌉쌀함인데 이 맛이 봄의 기운을 북돋는다. 주로 두릅회로 먹는데, 날로 먹는 것이 아니라 데친 두릅을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초회로 먹는다.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마신 뒤 잘 데쳐 연한 두릅을 초고추장을 찍어 입에 넣고 씹으면 두릅의 싱그러운 쓴맛과 초고추장의 새콤한 맛에 막걸리의 취기가 어우러져 제대로 봄의 정취가 느껴진다. 튀김도 빼놓을 수 없다. 언론인 홍승면 선생은 백미백상이라는 자신의 음식칼럼에 "두릅은 두릅나무의 가지에 나오는 순인데 나물로 해서 먹어도 맛있지만 일본식으로 뎀뿌라를 해도 별미다"고 소개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진경 디자이너 leeje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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