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로 종료…호텔신라·신라스테이·신라면세점·에버랜드 등 명단서 제외
수수료 문제로 재계약 협상 과정서 이견 보여 최종 '결렬'
삼성vs 신세계 '맞불'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양측 "확대해석" 경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호텔신라와 에버랜드 등 삼성 계열사들이 신세계상품권 사용을 전면 차단했다. 올 초 양사간 수수료 문제를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엇갈린 것도 신세계상품권 제휴를 끊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 등 삼성계열사들과 신세계의 상품권 제휴가 지난 2일부로 종료됐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 신라스테이, 신라면세점, 에버랜드에서 더 이상 신세계상품권으로 상품ㆍ서비스를 구매할 수 없게 됐다. 범삼성가인 보광의 휘닉스파크도 같은 날 신세계상품권 제휴를 끊었다. 이후 발행되는 신세계상품권에는 뒷면 사용처 명단에 이들 업장 명단이 삭제됐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7월 이부진 대표가 직접 나서서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면세점 유치전에 뛰어들어 신세계를 제치고 먼저 면세사업권을 따냈다. 신세계는 이후 4개월 뒤인 11월 재도전해 남대문에 면세점을 확보했다.
일각에서 이번 건과 관련해 삼성과 신세계의 대결구도로 비춰지고 있다. 신세계가 자체 유통채널에서 삼성전자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사용을 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호텔신라가 이에 반격하기 위해 신세계의 결제서비스인 상품권을 거부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에 대해 양사는 "부풀려진 얘기"라며 이보다 수수료 문제 때문에 이견을 보여 결렬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돼 재협상하는 과정에서 신세계는 제휴수수료율을 더 올리고 싶어했고, 신라 쪽에선 더 낮추려하다보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간 대결이 되려면 모든 삼성계열 사업장과 상품권 제휴를 끊어야 성립되는 얘기인데 삼성물산 패션부문 등에서는 예전처럼 신세계상품권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호텔신라에서 신세계상품권을 통해 상품ㆍ서비스를 구입하는 비중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호텔신라의 브랜드파워가 높아짐에 따라 상품권을 통해 호텔을 찾는 사람보다 직접 구매하는 비중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호텔신라 및 보광 휘닉스 관계자는 "통용되는 물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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