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과 2006년 우승한 '약속의 땅', 세계랭킹 1위 스피스와 격돌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탱크' 최경주(46ㆍSK텔레콤)가 다시 우승 진군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10일밤(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골프장(파71ㆍ7340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밸스파챔피언십(총상금 610만 달러)이 격전지다. 바로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타이틀방어에 나서 순식간에 빅 매치로 떠오른 무대다. '넘버 8'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넘버 10' 패트릭 리드(미국)가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최경주에게 이니스브룩은 '약속의 땅'이다. 이 대회의 전신인 템파베이클래식(2002년)과 크라이슬러챔피언십(2006년)에서 2승을 수확한 달콤한 추억이 있다. 2010년에는 대회는 다르지만 같은 장소에서 열린 트랜지션스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더해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나이가 들면서 비거리가 딸리는 최경주는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고, 페어웨이가 좁은 난코스를 오히려 타깃으로 삼았다.
실제 지난 1월 어렵기로 소문난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에서 열린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그것도 악천후 속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정확도에 강력한 멘털을 더해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달 22일 리비에라골프장에서 끝난 노던트러스트오픈 공동 5위로 올 시즌 벌써 두번째 '톱 5'에 진입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샷 감각이 좋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래리 패커드가 1972년 설계한 이니스브룩 역시 평평하다는 미국 골프장에 대한 상식에서 벗어나는 곳이다. 커다란 나무가 페어웨이를 둘러싸고 있고, 업다운이 심하다. 파5홀은 좌우도그렉의 뒤틀린 디자인까지 가미했다. 16~18번홀 등 마지막 3개 홀이 승부처다. 16번홀(파4)은 오른쪽에 워터해저드가 도사리고 있고, 215야드의 17번홀(파3)을 거쳐 마지막 18번홀(파4)은 블라인드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현지에서는 스피스의 2연패 도전이 화두다. 지난해 패트릭 리드, 션 오헤어(이상 미국) 등과 연장혈투를 벌인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아 '2위 징크스'를 단숨에 털어낸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현대토너먼트를 제패해 상승세를 타다가 AT&T 공동 21위, 노던트러스트 '컷 오프', 지난주 캐딜락챔피언십 공동 17위 등 최근 3개 대회에서 부진해 '배수진'을 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스피스를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했고, 스텐손을 대항마로 꼽았다. 리드는 지난해 연장분패의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OHL클래식에서 일찌감치 시즌 1승을 챙긴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복병이다. 한국은 강성훈(29ㆍ신한금융그룹)이 3개 대회 연속 '톱 10'을 꿈꾸고 있다. 김시우(21ㆍCJ오쇼핑)와 노승열(25ㆍ나이키골프), 김민휘(24) 등이 동반 출전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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