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지난해 9월 대비 10% 하락…당국 "규제완화 고려 안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홍콩의 지난달 주택 매매 건수가 전년동기대비 70% 급감해 25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정부 통계에 따르면 2월 홍콩에서는 1807채의 주택이 팔렸다. 지난해 2월에는 6027채였다. 2045채의 주택이 팔렸던 1월과 비교해도 11.6% 줄었다.
지난해 9월 이후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홍콩의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이 구매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지의 한 부동산 중개업체 관계자는 "신문에서 계속 주택경기 둔화가 언급되고 있어 사람들은 6개월이나 1년 후에 더 싸게 주택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주택시장은 지난해 9월까지 거침없는 호황을 보냈다. 낮은 주택대출 금리, 주택 공급량 부족, 중국 본토의 구매 수요 때문이었다.
하지만 9월 이후 추세가 꺾여 현재 주택 가격은 당시 고점에 비해 10% 가량 떨어진 상태다. 중국과 홍콩의 경기 불안, 홍콩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홍콩 정부의 향후 5년간 주택 공급 확대 계획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홍콩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주택시장 경기가 꺾였지만 둔화를 막기 위한 규제 완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지난해 9월까지 주택시장 과열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홍콩의 주택 가격은 370% 상승했다.
교통은행 인터내셔널 홀딩스의 알프레드 라우 애널리스트는 홍콩의 주택 가격이 30%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지 부동산 업체들은 심각한 매출 둔화를 겪고 있다.
뉴월드 개발의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2015년 7~12월) 매출(contracted sales)은 79% 급감해 28억홍콩달러에 그쳤다. 이번 회계연도 목표치 100억홍콩달러 달성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선흥카이 부동산은 이번 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 매출 목표치를 270억달러로 하향조정했다. 기존 목표치보다 18% 낮췄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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