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기러기 아빠', '초식남과 건어물녀', 자녀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 '딩크족', 성인이 돼서도 부모에게 의지하는 '캥거루족'….
2016년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 적나라하게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이 지난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어 고선웅 연출과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 연극 '한국인의 초상'이 오는 12~28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한국인의 초상'에는 다큐멘터리와 즉흥극 기법을 도입했다. 배우 스스로 작가가 돼 우리 모습을 관찰했고 연습 기간 초반 제작진 앞에서 즉흥 연기를 했다. 이 중 극화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선별해 작가이기도 한 고선웅 연출의 집필 과정을 거쳐 한 편의 연극이 완성됐다.
국립극단은 이러한 제작 방식을 택한 이유에 대해 "한 마디로 단정하기 어려운 한국인과 한국 사회라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작가 한 명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우리의 모습을 더 객관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작품은 각기 다른 스물일곱 개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국립극단 시즌단원인 배우 김정은, 김정환, 이기돈, 백석광, 안병찬, 이동준, 황순미, 김선아 등과 전경수, 정재진, 전수환, 원영애 등이 출연한다. '무용계 이단아' 김보람 안무가가 가세해 몸짓으로 소통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고선웅 연출은 "연극의 말미에 있는 사유의 시간 속에서 씁쓸함을 털어내고 자기 비하와 냉소가 아닌 자기 응시와 연민의 과정을 거치며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또 "여러가지 사건사고에 부아가 치밀고 분기탱천할 일들 투성이지만 이 사회 안에서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며 극장을 떠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석 3만원. 예매 1644-2003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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