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오는 14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고객들의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여행상품권이나 자동차 경품까지 내걸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처럼 은행권이 ISA에 과열 마케팅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은행권이 더 이상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거두기 힘들어지면서 자산관리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ISA는 계좌 하나에 다양한 금융 상품을 넣어 운용할 수 있는 '만능 계좌'다. ISA는 연봉 5000만원 이상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상 사업자는 의무가입 기간인 5년 만기를 채울 경우 ISA 계좌에서 나온 전체 수익금의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전 금융사에서 1개의 계좌만 개설할 수 있으며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연봉에 따라 3~5년간 의무 가입해야한다. ISA 가입자를 확보하면 장기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모든 금융회사들이 고객 선점 경쟁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ISA를 계기로 은행을 바꿀 것으로 예상돼 이들을 잡기 위해 은행권이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공동TF팀을 꾸렸고 점포를 다변화하기도 했다. ISA 시행을 앞두고는 고객들에게 자동차나 여행상품권, 골드바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사전예약을 받기까지 했다.
이처럼 경쟁이 과열된 데는 ISA가 은행 뿐 아니라 증권사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은행간의 경쟁이 아니라 전 금융사간의 경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영역이던 일임형 ISA를 은행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은행과 증권사가 수익률 경쟁을 하게 됐다.
ISA는 예·적금과 같이 원금 보장형 상품으로 구성하는 신탁형 ISA와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수익 추구형 상품을 담는 일임형 ISA로 나뉜다. 신탁형은 투자자가 직접 운용 상품을 지정하지만 일임형은 금융회사가 직접 상품 편입과 비중을 결정해 운용한다.
증권사에서는 오는 14일부터 신탁형과 일임형 ISA에 모두 가입할 수 있지만 은행에서는 투자일임업 자격이 생기는 3월 말까지 일임형 ISA에 가입할 수 없다.
이에 은행들은 점포 조직을 재편해 다양한 고객을 사전 유치하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증권사에 비해 점포가 많고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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