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당신의 아이폰이 감시당하고 있다" 알림 기능 추가

iOS9.3 잠금화면(출처:레딧 MaGNeTiX)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미 연방수사국(FBI)과 애플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최근 아이폰 운영체제(iOS) 9.3 버전(베타5)에 아이폰이 감시되고 있는지 알려주는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셔블은 2일(현지시간) 레딧(Reddit) 사용자인 매그네틱스(MaGNeTiX)를 인용해 최신 iOS9.3 버전은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아이폰이 감시되고 있는지 여부를 알려준다고 보도했다.

이 메시지는 아이폰의 잠금화면이나 '어바웃(About)' 메뉴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잠금화면에는 "이 아이폰은 당신의 조직에 의해 관리되고 있습니다.(This iPhone is managed by your organisation)"라는 메시지가 표시된다.

어바웃 화면에서는 "당신의 아이폰 감독자는 당신의 인터넷 트래픽과 기기의 위치를 모니터할 수 있다.(your iPhone's supervisor can monitor your Internet traffic and locate your device)"는 좀더 자세한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같은 메시지가 모든 형태의 모니터링에 나타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기업들은 애플의 '기기 등록 프로그램'을 통해 기기들을 감시할 수도 있다고 매셔블은 설명했다.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맥(Mac)이나 iOS 기기들을 업무용으로 나눠주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iOS 9.3 어바웃 화면 캡쳐(출처:레딧 MaGNeTix)

이 프로그램은 이른바 모바일 디바이스 매니지먼트(MDM) 기능을 통해 제공되는 것으로 보인다. MDM은 직원들의 기기를 업그레이드하거나 관리하거나, 기기에 설치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감독하는 기능이다.

레딧 사용자인 매그네틱스는 다른 아이폰을 테스트한 결과 아이폰이 감시되고 있을 때만 이같은 메시지가 표시됨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즉 MDM 프로그램에 의해 아이폰이 관리되고 있는 것만으로는 이같은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셔블은 이 같은 알림 기능이 회사의 감시 상태를 종료하거나 프라이버시를 강화하는 기능까지 포함된 것은 아니고 단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에게 아이폰이 모니터링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뜻이다.

이번 소식은 지난해 샌버르나디노에서 발생한 테러리스트의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둘러싼 애플과 FBI간 법정 다툼이 진행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FBI는 애플이 새로운 버전의 iOS를 개발해 용의자들의 아이폰의 비밀코드를 풀 수 있도록 도울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애플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