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1일(현지시간) 미국 13개 주(州)에서 동시에 치러진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샌더스 의원의 지역구인 버몬트 주와 남부 오클라호마 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 샌더스에게 승리를 거두고 '매직 넘버'의 5부 능선을 넘는 대의원 수를 챙겼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되기 위한 확보 대의원 수인 매직 넘버는 2382명이다.
오는 15일 제2의 경선 승부처로 불리는 '미니 슈퍼 화요일(대의원 792명)' 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미 언론은 사실상 클린턴의 후보지명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경선 레이스가 처음부터 클린턴 전 장관의 일방적 우세 속에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샌더스 의원에게 진땀승을 거두는 졸전을 펼친데 이어 2차 경선 무대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22.45%포인트 차로 대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8년 전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패하며 첫 여성 대통령의 꿈을 접어야 했던 악몽이 재연되는 듯했다.
하지만 힐러리 장관은 서부 네바다→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이어지는 3, 4차 서·남부 경선을 거치며 마침내 빛을 발했다. 그는 소수인종의 폭발적 지지를 얻어 쾌조의 2연승을 거둔데 이어 이날 '슈퍼화요일' 대결에서도 이들의 지원에 힘입어 대세몰이에 성공하고 경선 레이스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다만 이날 승부로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어서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도 마냥 고삐를 늦출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샌더스 의원이 젊은층과 백인의 여전한 지지를 바탕으로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대결 이후로 레이스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 중인 '이메일 스캔들'의 결과가 대선 본선 레이스가 한창인 올 하반기 발표되는 것도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클린턴 전 장관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도 말도 나온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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