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브라질 연방경찰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의 디에고 조단 부사장을 체포했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담당하는 조단은 마약 거래 수사와 관련, 메시징 서비스 '와츠앱'을 통해 오간 통신 내용을 수사당국에 제공하라는 법원 명령에 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브라질에 와츠앱 담당 임원을 두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은 조단의 체포에 대해 성명을 통해 "극단적이고 형평에 어긋나는 조치"라고 항의했다. 그 동안 페이스북은 메세지가 배달된 후 이를 보관하지 않고 삭제하는 와츠앱의 기술적 특성상 수사당국에 메세지를 제공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는 최근 각국 수사당국과 정보기술(IT) 기업간에 보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 양상 중 하나다. 수사당국은 테러ㆍ범죄 수사에 활용하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나 앱 서비스업체에 범인이 사용한 스마트폰 메세지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기업들은 보안을 이유로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법원이 애플에게 테러범의 아이폰 보안기능을 우회할 수 있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요청했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하며 더욱 강력한 보안기능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날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연방하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에서 애플이 아이폰 보안기능 해제에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는 애플이 나쁜 방호견(보안체제)을 치워서 우리가 자물쇠를 딸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MS) 법무총책임자인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세계 최대 연례 사이버보안 회의 'RSA 컨퍼런스 2016'의 기조연설에서 "지옥길은 뒷문(백도어)에서 시작된다"며 애플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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