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레터에서 "거취와 처우 일체 이사회에 맡긴다"고 밝혀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 이백훈 대표와 간부들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는 26일 전체 임직원에게 발송한 메일에서 "저를 비롯한 현대상선 임원, 팀장 등 간부급 사원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현재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향후 거취와 처우 일체를 이사회에 맡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저희 간부급 사원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자구노력 이행을 통해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사즉생의 각오로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현대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업황 악화로 2011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손실과 4년 연속 누적결손을 지속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2013년 주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고 현재 용선료 삭감, 채무 재조정, 자산매각 등의 자구안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러분 각자가 하는 업무가 지금 현대상선에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며 이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라면서 "너무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부딪쳐보자"면서 "과거 여러 시련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강인함으로 다시 일어섰던 경험이 있다"고 독려했다.
이 대표는 특히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기업의 규모가 작을 때는 개인의 것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종업원 공동의 것이요,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현대상선이 임직원만의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객과 협력업체, 주주, 투자자, 지역사회도 이 회사의 주인이기에 이들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며 "그것이 현대그룹의 임직원이 가져야 할 태도이자 자존심이라 생각한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다 함께 환하게 웃고 있을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자"는 말로 마무리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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