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비집고 나오는 '우클릭 비판'의 목소리가 확대될 지 관심이다.
총선 물갈이 대상자가 공개되고 큰 틀에서 공천 교통정리가 이뤄지면 비판론이 분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더민주 혁신위원이었던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른 것은 몰라도 햇볕정책과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우클릭' 기조에 대해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종인 대표와 이수혁 당 한반도경제통일위원장 등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보수여권의 강경론을 옹호하거나 이에 가까운 입장을 표출하는데도 별 다른 문제제기가 없는 데 대한 지적이다.
지난 19일엔 한반도평화포럼 공동이사장인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성명을 통해 "야당은 자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게을리한 채 정부의 왜곡과 허위를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일부는 그를 합리화해주는 발언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른바 '북한 궤멸'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김 대표는 지난 15일 방송 인터뷰에서 "그 말(북한 궤멸 발언) 자체를 취소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한 뒤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국민의당으로 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자신의 발언 등을 문제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심심하니까 글 한 번 쓰는 것"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의) 강경한 정책을 비난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가 한미FTA의 문을 연 인물로 꼽히는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영입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장하나 의원은 지난 20일 트위터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아직 용서할 준비가 돼있지 않은 사람에 대해 당이 용서를 강요해선 안 된다"면서 "영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목소리는 아직 개별적이고 파편적인 수준이다.
'하위 20% 컷오프' 등 물갈이 작업이 아직 진행중이라서 전반적으로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당내에 퍼져있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수도권의 한 더민주 재선의원은 "정체성이나 이념 문제만이 아니라 그밖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의원들이 몸조심하고 눈치를 살피는 경향이 짙다"면서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공약단에서 주요 공약을 발표하기 시작하면 논란이 확산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오는 23일 컷오프 대상자에게 심사 결과를 개별통보한 뒤 이틀 뒤인 25일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18일 기준 소속 의원 127명 가운데 하위 20%인 25명을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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